김용기 작가, 인사동 갤러리 타블로에서 세번째 개인전 가져
“그저 처음 만나는 사람을 대하듯 그냥 보면 돼요. 마음을 열고, 생각을 열고 그냥 바라보면 그 안에 진심이 서로 통하게 되는 거죠.” 서양화를 전공하는 현대미술가 김용기(39) 작가가 말하는 그림 감상법이다.

갤러리를 찾아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왠지 낯설기만 한 우리네 일반사람들에게 그의 그림은 아주 낯익은 일상적인 소재로 그 거리감을 좁혀준다.
김용기 작가는 이천중·고교를 거쳐 청주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는 동안 두 번의 개인전(초대전)을 가졌다.
그러나 김작가가 이번 개인전에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결혼과 함께 생업을 위해 5년여 동안 사업을 하는 등 작품 활동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던 때에 느꼈던 소외감이나 결핍 등을 작품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늘 우리의 곁에 있는 물, 공기 등과 같은, 너무나 쉽게 지나치지만 없어서는 안될 주변의 모든 사소한 것들, 보잘 것 없는 그런 것들이 가장 귀중하다는 의미를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곧 나 ‘자신’이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는 대부분이 우리의 일상에서 소홀히 취급되어지는, 아이들이 만들다만 지점토 조형물과 인형, 먹다 남은 사과, 탁자위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열쇠꾸러미와 같은 것들이다.

그런 일상의 공간에서 새삼 삶의 진한 향기를 느낀다는 김용기 작가는 “나름의 사연이 깃들어 있을 법한 이런 소재들을 조금은 깊게, 그리고 새롭게 들여다보는 그 자체로도 삶의 소중한 꿈과 사랑, 열정이 그대로 묻어있는 한 부분임을 인식하게 된다”고 말한다.
작품 활동을 하며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미술을 가르치는 그는 아이들에게 딱 한가지만을 강조한다고 한다.
“잘 그리려하지 말고 마음껏 그려라!”
자신의 욕망대로,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라는 뜻이란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체가 창의적인 작업인데 어떻게 그것에 점수를 매길 수 있겠습니까?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기보다는 함께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는 김 작가는 일주일에 세 번 있는 수업시간을 즐거운 그림놀이로 승화시킬 줄 아는 멋쟁이 선생님으로 통한다.
신둔면 용면리에서 14대 선조 때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이천토박이 김용기 작가는 으레 시골생활이 그렇듯 걸어서 통학하며 잠자리도 잡고, 냇가에서 물고기도 잡으며 뛰어놀던 어린 시절의 경험이 화가로서 정서적인 부분에 큰 바탕이 되어준 것 같다고 회상한다.
중학교 2학년 때, 사과 그림 하나로 그의 재능을 알아본 미술선생님에 의해 미술부에 발탁된 그는 단지 ‘예쁜 미술선생님이 칭찬해주며 미술을 해보라고 권유해서’ 그림을 시작하게 된 것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하며 웃는다.
그러면서 그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 제목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잠재한 우리 아이들에게 칭찬만큼 좋은 거름은 없다”고 강조한다.
증포초등학교, 이천남초등학교에서 특기적성 미술교사로 있는 부인 최은주 씨와의 사이에 남매를 두고 있는 김작가는 아이들과 함께 그림 그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단다.
어린 시절의 꿈을 간직하고, 그 꿈을 이루어가며 한발 한발 나아가는 그에게서 진정한 프로의 아름다움과 열정이 느껴졌다.




그는 이번 세 번째 개인전 작업노트에 이런 말을 남겼다.
“무엇인가 발견하고 표현한다는 것, 그림 또한 마치 선물을 고르듯 마음을 담아 건네는 세상에 대한 응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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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안에 있는 고통을 함께 느껴 보는 것, 우리로 하여금 가슴을 쓸고 가는
싸한 감정들. 그리하여 우리는 관계 맺음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