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대한 단상(斷想) , 지리적 운명과 생존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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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대한 단상(斷想) , 지리적 운명과 생존의 지혜
  • 유승우 국회의원
  • 승인 2013.07.1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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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하며
싱가포르를 방문한 것은 내 생애의 큰 영광이요 보람이었다. 4월 임시국회 회기를 마치고 비회기(非會期)인 5月을 택해 모처럼만에 안전행정위원회 여.야 상임위원 5명이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5박 6일 동안 장도에 올랐다.
금번 여행은 흔히 말하는 의원 외교 외에 여야 의원의 화합·소통과 국가관을 바로 세우고 인생의 견문을 넓히는 등 다목적의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 몇 가지 느낌을 정리 하여 후일에 참고 하고져 한다.

2. 싱가포르에서 얻는 교훈
말레이반도 끄트머리에 종(鍾)처럼 매달려 있는 적도 부근의 작은 섬, 싱가포르의 면적은 서울(605㎢)보다 약간 큰(710㎢)나라이다. 인구는 500만명에 개인 국민소득은 우리보다 2배 많은 5만불이다. 그 불모지를 기적의 땅으로 만든 배경과 교훈은 무엇인가.

생존을 위한 지혜 : 초대 총리인 이광요(李光耀 )는 싱가포르의 공산화를 우려하여 말레이반도에서 독립한 후 홀로 자생하기 위해 개방화 정책을 철저히 수행하였다. 금융, 물류, 교육, 의료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를 석권하는 기적을 이루었다. 이는 일종의 전화위복이라 할 수 있으니 현재 말레이시아는 GDP 5천불에 불과하지만 싱가포르는 그 열배가 넘는 5만불을 달성하였다. 이는 그 주역이었던 이광요 수상의 30년 철권통치와 개방경제의 힘입은 바 크다고 하겠으니 우리나라 박정희 대통령의 조국 근대화 치적과 닮은 점이 많다. 이는 유럽에서 가장 후진국이었던 독일을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30년 통치로 오늘의 선진 독일을 만들어 낸 업적과도 유사하다 하겠다.

지도자의 결단과 통합의 리더십 : 생각건대, 한때 불행했던 역사의 기로에서 위대한 결단을 내렸던 지도자의 용기와 합의를 이루어낸 리더십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기적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열악한 모든 조건을 극복하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우등생으로 등장하였다. 아울러 이 번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가장 개방적이며 포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사형제를 유지하고 전근대적인 태형을 고집하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 하면서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하겠다.

합리성과 법치주의 존중 : 그들은 자원이 없는 소국이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60여년의 짧은 기간에 압축 성장을 하였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21세기 글로벌화 시대에서 영국식 의회 민주제 바탕위에 개방화를 통해 산업화, 금융화와 지리적 잇점을 살려 세계적 물류기지로서의 선도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합리성에 근거하며 법치를 신봉하고 있음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멘토로 삼아야 할 국가모델 : 이 나라는 얼핏 보면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멘토로 삼아야 할 대목이 많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극화 문제, 편가르기, 법치가 실종되고 떼법이 전국 각지를 배회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10년 또는 100년후 양국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명심할 것은 현재의 우리 세대가 후대에게 부끄러운 조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래보다는 과거를 들추어내며 안에서만 아옹다옹 싸우다가 나라까지 잃어버리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여기에 싱가포르를 멘토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3. 숙명론(宿命論)과 개척론(開拓論)

싱가포르를 돌아보면서 끝없이 떠오르는 생각은 지정학적 위치이다. 흔히 우리나라를 지리적으로 볼 때 거대한 중국대륙과 일본열도(列島)의 틈바구니에서 한반도는 숙명적으로 수난(受難)의 역사일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이는 일제시대 식민주의 사학자들의 소위 반도사관(半島史觀)에 영향을 입은바 크다. 그렇다면 우리와 비슷한 반도의 위치에 있는 이탈리아가 「로마 대제국」을 건설하고 그리스가 고대 「희랍문명」을 이룩해 낸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들은 반도의 불리함 보다는 지리적 잇점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 아닌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가 말레이 반도 끄트머리 섬나라에서 해양강국 허브로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며 인간의 의지가 희망의 땅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최근 국회 미래예측 특강에서 카이스트 L교수는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북극의 얼음이 계속 녹고 있는데, 싱가포르가 지구의 남반부 항로의 중심이 된 것처럼 한반도가 북극해를 활용하여 세계의 중심국이 되는 꿈을 제시하였다. 부산이 유럽과 북미를 연결하는「북반부 항로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미래는 미래가 있다고 믿는 자에게만 온다」는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좋아한다. 숙명론 보다는 개척론·기회론을 말하자. 그래서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세계의 중심국으로 만들어 나가자.‘뜻으로 본 한국역사’의 저자 함석헌(咸錫憲)선생은 지금까지 우리가 겪었던 고난의 역사는 하나님께서 이 민족에게 메시아적 사명을 부여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 말을 믿고 싶다. 아직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21세기 국제환경은 어려움이 많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韓流)의 물결과 함께 큰 꿈을 갖고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세계의 중심국으로 만들어 나가자.
아, 이 얼마나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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