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의 무법자, 다시 태어났다. 땀 흘리는 ‘도로의 생명지킴이’로 소위 무법자에서 탈출, 주위의 시선을 받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천지역 교통 사고현장에 어김없이 나타나 구슬땀을 흘리며 구조대원 역할을 하는 ‘견인차 운전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경찰이나 119구조대원 보다 먼저 도착해 부상자를 구출하는 한편 사고처리가 마무리 될 때 까지 교통정리를 돕는다. 때론 뺑소니차를 추격, 범인을 잡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과속 질주 등으로 ‘도로의 무법자’라는 ‘악칭’을 듣던 견인차(렉카) 운전자들이 소중한 생명을 구해내는 ‘도로의 생명지킴이’로 다시 태어났다. 21일 오전 9시. 하이닉스 앞 3번국도 변에서 만난 대경렉카 이윤수(32·현대해상 하이카 부발점)씨. 밤샘 근무에 지친 탓인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도로변 차안에서 밤을 꼬박 새운 것이다.
“오늘 새벽에는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습니다.”
사실 교통사고 건수가 많아야 이들에게는 수입이 창출된다. 하지만 이씨는 교통사고가 달갑지 않다고 한다. “안전 운전 하세요. 대형사고 현장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가슴 아파요. 모두 다 우리의 이웃이잖아요.” 그렇다고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 밤샘 근무에다 일정하지 않은 노동시간에 비하면 수입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그들이다.
이씨와 같이 이천지역 주요도로변 곳곳에서 밤샘근무에 임하고 있는 렉카차 운전자들은 족히 20여명. 이들의 주요 업무는 교통사고 발생 시 사고차량을 인근 공업사로 견인하는 일이다. 그래야 사고로 인한 교통 정체 등의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활약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뺑소니 차량 검거와 강도 잡는 일에도 한몫하고 있다. 이씨의 경우 몇 해 전 “뺑소니를 치고 도주하는 차량을 한 2km정도 뒤쫓아 가서 잡았고, 운전기사가 갑자기 강도로 돌변했다는 렌트카 승객의 급한 전화를 받고 경찰에 신고한 뒤 산으로 도주하는 강도를 붙잡아 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견인차운전자들의)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교통정리에다 부상자 구출, 정확한 사고 신고 등 이들의 활약은 정말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순수 봉사자는 아니다. 자신들의 수익을 위해 일하다보니 위험에 처한 이웃들을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고맙다고 하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가슴 뿌듯하지 않습니까.”
지난날 과속질주와 굉음소리를 내는 도로의 무법자로 ‘악칭’을 듣던 렉카차 운전자들이 ‘도로의 생명지킴이’로 다시 태어났다. 얻어지는 것 없이 오로지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릎 쓰고 몸을 내던지고 있는 이들. 요란하지 않게 선행을 베푸는 이들이야말로 실질적인 참봉사자가 아닌가 싶다.
렉카차기사들이 좋은일한다는건 처음 들어보는데 그런가 같다
그럼 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