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공모는 학교 발전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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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공모는 학교 발전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겁니다”
  • 배상수 기자
  • 승인 2007.05.25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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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국도예고등학교 이대영 운영위원장

   
도예고등학교가 특성화 학교로서 경기도에서는 유일하게 개방형 교장을 공모했습니다. 도예고등학교 운영위원장으로써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도예고가 말 그대로 특성화 고등학교로 발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이런 시도가 처음은 아닙니다. 비슷한 특성화 학교인 애니메이션고등학교에서도 개방형 교장을 모셔왔다 의도와 달리 1년 남짓 운영하다 물러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와 여건도 좀 달라졌고, 우리 학교의 특성이나 시스템으로 볼 때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개방형 교장의 경우 최장 5년까지 계실 수 있도록 임기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도예고의 경우 교장 선생님들이 보통 2년 정도 근무하시다 떠나곤 했어요. 도예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다가 조금 알려고 하면 떠났던 거지요. 그러다 보니 교육 프로그램이 지속되는 일도 없고, 장기적인 발전 계획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지요. 아마 이번 개방형 교장제가 이런 문제를 크게 개선해줄 겁니다.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설문지 조사를 했는데 3분의 1정도가 회신을 보냈어요. 보내온 분들은 거의 다 찬성에 표를 했더라고요. 대체로 다 찬성한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그동안 도예고가 많이 발전했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홍보도 잘 안돼서 재능이 있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지요. 처음에는 정원도 미달했는데 지금은 평균 2대 1 정도는 되는 듯합니다. 전교에서 1등하는 수재들도 도예가의 길을 걷겠다는 당찬 각오로 진학하고 있으니까요. 초기에는 학생 수가 적어 대학에 진학한 졸업생이 아직 50명이 안됩니다만 조만간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겁니다.

학부모들은 교장 공모에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는지요.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문제는 진학입니다. 도예고의 설립 목적은 고교 졸업 후 취업을 목적으로 그에 필요한 도예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졸업한 뒤에 도예 기술을 가지고 취업할 곳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취업을 희망하는 졸업생들은 특기를 살리지 못하고 일반직으로 취업을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데 대학에서는 도예고에서 배운 기능 교육을 인정하지 않고 일반 고등학생과 동일한 기준으로 학생을 뽑고 있지요. 여기에서 문제가 생기는 거죠. 그렇다고 대학 입학을 위해 학교의 커리큘럼을 임의도 바꾸기도 어렵구요. 도예과만이라도 특혜까지는 몰라도 사정 기준을 개정해 그만한 노력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개선 노력들을 학교장이 주도적으로 펼쳐나가야 했는데 그것이 부족한 거죠. 또 학교 측에 지역 도예인들로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학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고 건의도 해봤지만 학교 측의 반응이 신통치 않아요. 새로운 임용제로 교장선생님이 오시면 그런 부분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용제 교장에게 주어진 권한이 상당하다고 들었습니다.

우선 임기가 4년은 보장되고, 교사의 1/3이상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도 있습니다. 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취지이지요.

교사의 인적 자원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얘기도 들립니다만

교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으로 제한할 경우 그 말은 맞습니다. 하지만 교사 자격증은 없지만 이천 지역에는 도자기를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전문 인력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을 강사로 활용한다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교원 단체에서는 근본적으로 교장 공모제를 반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교장 선생님께서 느끼신 학교 운영은 도자기 전문가가 아니면 안 되겠다는 판단을 믿습니다. 다른 교장 선생님들이나 교사들은 임용제가 교육의 질적인 면에서나 자신들의 인사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개방형이란 연공서열보다는 일정한 조건만 갖추면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주려고 한다는 취지를 믿습니다. 학생이나 학교는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공모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이번이 시범 운영이다 보니 교육청에서 내려온 일정표에 따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응모 기간이 일주일 정도밖에 안되지만 최대한 널리 알려 우수한 선생님을 모시도록 노력해야지요. 세분 이상이 응모하지 않으면 아마 2차로 추가 모집 기간이 부여될 겁니다.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습니까?

서류를 받아서 교육청에 넘기면 1,2차 서류 심사를 하고 그 중에서 3명을 뽑아 다시 학교 운영위원회로 내려 보냅니다. 그러면 운영위원회에서 두 사람을 추천해 다시 올리면 교육청에서 최종 결정합니다. 심사위원의 구성을 보면 학부모 30%, 지역 전문가, 교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그 신뢰도도 충분할 듯합니다. 교육청에서도 학교 쪽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 교장 선생님으로 오시기를 희망합니까?

능력 있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나서기를 꺼리시고 아쉽게도 나이 제한이 있어요. 공무원으로 임용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근무 기간 중에 정년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한 방편인 모양이에요. 대학에서 도예를 연구하고 가르쳐본 경험이 풍부한 선생님들을 모시기에는 좀 까다로운 조항 같아요.

도예고등학교를 최고의 학교로 만들려면? 

우리 이천 지역 사람들이 모두 우리 학교라는 생각을 가지고 응원하고 도와준다면 발전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그런 참여를 유도하는 역할도 새 교장 선생님께 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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