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전미술문화재단(이사장 장학구)은 2022년 월전미술문화재단 선정 지원작가 초대전으로 《이길원李吉遠》展을 개최한다. 전시는 한벽원미술관에서 진행되며 작가의 근작 40여점이 소개된다. 전시는 4월 13일(수)부터 4월 26일(화) 까지 약 보름간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화 장르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작가를 선정하여 진행되는 월전미술문화재단 선정 지원작가 초대전의 일환으로 중진 한국화 작가 이길원의 근작을 선보인다. 그간 한국화의 기본 재료인 먹을 추상적 표현방식으로 개척해오며 그 지평을 넓혀온 작가 이길원의 독창적인 최근작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이길원(李吉遠)의 근작은 과거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색의 효과가 두드러진다. 또한 커다란 화면을 격자형으로 세분하여 먹의 우연성을 통제하던 기존의 방법을 버리고 크고 분방한 붓의 움직임과 흩뿌림을 이용하여 화면을 만들었다. 또한 직사각형이나 정사각형로 일관했던 작품의 형태도 달라졌다. 원형 작품의 비중이 두드러지게 많아졌으며, 사각형 형태의 작품들 가운데에도 내부에 원형의 형상을 지닌 경우가 많다. 다방면으로 변화를 모색한 작가의 실험의지를 시사해준다. 완성형에 가까웠던 작품의 방향성을 크게 바꾼 것이다.
사실 작가의 기존의 작품들은 필법(筆法), 즉 붓의 효과보다는 묵법(墨法), 즉 먹의 효과가 강조된 것이었다. 먹의 물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이를 잘 통제하여 얻은 화면이었다. 일종의 묵면(墨面)이 중요했었다. 반면 근작들의 경우 붓의 움직임에 따른 선과 점의 표현이 주목된다. 언뜻 이전의 작품들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격자형 구성의 작품들조차 먹과 색의 선과 점이 중요한 조형요소가 되었다. 여기에는 동아시아 회화의 근원적 미감을 되살리려는 작가 이길원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의도가 작용했다고 본다.
분방하고 불균일한 선과 점, 강렬한 채색과 둥그런 형태가 결합된 화면은 이전에 없던 약동하는 생명력과 기운을 감지케 한다. 멈춰있는 화면이지만 움직일 듯한 동세와 묘한 입체감마저 느껴진다. 정중동(靜中動)의 화면을 얻은 셈이다. 작가가 근작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바는 순수 조형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이를 넘어서 생성, 성장, 소멸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우주와 만물의 속성 혹은 원리가 투영되었다고 생각한다. 작가 특유의 조형감각으로 우리 세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체를 보여줄 수도, 완전할 수도 없다. 다만 작가의 하나 된 눈과 손을 통해 그냥은 볼 수 없는 형상 너머 본질을 엿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러한 지적(知的) 감흥 외에 시각적 즐거움도 함께 있다.
■ 전시개요
o 전시명: 월전미술문화재단 선정 지원작가 초대전 - 이길원展
o 일시: 2022. 4. 13 (수) ~ 2022. 4. 26(화)
o 개막: 2022년 4. 13 (수)
o 장소: 한벽원미술관 전관
o 참여작가: 이길원
o 작품수: 40 여점
o 주최: 월전미술문화재단 한벽원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