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천1리에는 용이 승천하다 못해 떨어져 부딪친 건들바위가 있는데, 승천하지 못한 이유는 용이 하늘을 오를 때 보아서도 소리를 내서도 안 되는데 나무꾼이 놀라 소리를 질러 그만 용이 땅에 떨어져 죽고 말았단다. 용의 머리가 떨어진 곳이 지금의 마을자리인데 그 때문에 ‘용머리’라는 마을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용의 상서러운 기운이 서린 호법면
용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호법면에는 특히 선현의 묘역과 전설이 많다. 조선시대 전란 때 공을 세운 충숙공 박난영 묘(매곡1리)와 김명원 장군과 장수바위(단천리)의 얘기가 대표적이다.
충숙공 박난영(朴蘭英, ?~1636)은 조선 인조 병자호란 때 청나라와 휴전 교섭에 나섰다. 그 때 왕자를 볼모로 보내라는 청나라의 요구에 왕자 대신 능봉군과 심집을 왕자로 가장시켜 청나라 진영에 보낸 일이 탄로나 청나라 장수에 의해 살해됐다.
임진왜란 때 팔도도원수로서 임진강 방어전을 펼친 충익공 김명원 장군(金命元, 1534~1602)은 승지 김만균의 둘째 아들이다. 김만균의 집안은 첫 아들(경원)을 낳은 후 자식을 낳지 못해 바위에 치성을 드리고 김명원 장군을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바위를 장수바위라고 부른다.
이렇듯 용의 상서러운 기운이 서린 호법면은 전설을 간직한 채, 외부와 단절이라도 된 듯이 평온하며 현재까지 뚜렷한 변화가 없다.
면적은 37.93㎢로 관내 10개 읍면동 중 일곱 번째의 규모면서도 인구는 5900여명으로 적다. 주민의 6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인구수의 변화도 1960연대 7000여명이던 것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는 산업화에 따른 이농현상으로, 이후 1990년대 들어 감소폭이 둔화되었는데 더 이상 빠져나갈 인구가 사라져 농촌인구가 고정된 양상을 보여준다. 다르게 보면 산업화가 진행되지 못해 별다른 인구유입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최대 호법 IC, 서울까지 40분
외지인들의 경우 ‘호법 IC’는 알아도 호법이 이천의 면소재지이며, 임금님표 이천쌀의 주생산지라면 의아해 할 것이다.
호법관내 중앙으로 이천-용인-수원을 잇는 42번국도와 영동 및 중부 고속도로가 교차하고 있는 교통요충지로 국내최대인 호법 IC가 안평리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면소재지 3㎞ 내에 덕평 IC, 서이천 IC가 있다. 호법에서 서울까지 40분, 이천시청까지 10분 내의 시간이 소요된다.
호법면은 현재 주요 교통망을 기준으로 면내 세부 교통망 확충에 힘쓰고 있다. 유산-매곡 간, 안평-송갈도로로 간 4차선으로 넓히고 있다.
도로의 확충으로 호법면의 인구유입과 산업 발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천시의회 시의원을 지내기도 한 호법농협 박용선 조합장은 “도로가 확충되고 이천시 행정타운의 역세권의 영향을 받는다면 멀지 않아 호법면도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인구 유입과 기존 외곽 교통망을 활용하면 산업 발전도 이룰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마다 첫 모내기 벼베기 행사로 ‘이천쌀’ 대표
호법면의 서고동저의 지세로 경사가 4도 이하의 지역이 전체의 약 60%이며, 높이 100m이하의 지역이 2/3이상이다. 경지율은 60%이며, 논(9.39㎢)이 밭(2.97㎢)보다 3배 더 많은 벼농사 중심지역이다.
호법면이 생산하는 이천쌀은 96년부터 매년 전국 첫 모내기, 벼베기 행사를 실시하여 임금님표 이천쌀이 전국 최고의 품질로 명성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
또 소비자의 요구와 생산자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 5만 2000여평 규모의 단지를 ‘친환경 무농약 우렁이농법’을 실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밖에도 시설채소 작목반을 육성해 상추와 시금치는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으며, 가락동 도매시장 등 공영도매시장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화훼 및 유기채소, 가지 작목반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인근의 읍면과 달리 한우나 양돈 농가는 적은 반면 젖소를 키우는 낙농업이 이천시 관내에서 최고의 생산량과 고품질의 신선도를 자랑한다. 이런 농업형태는 편리한 교통을 기반으로 서울 근교농업이 활성화 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 외 호법면 산업은 다른 지역에 드물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10인 이상 기업체 현황을 보더라도 1999년에 14개 업체에서 2007년 현재 25개 업체로 증가했다. 주로 고속도로와 42번국도 변에 위치해 향후 도농복합지역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광역자원회수시설로 호법 발전 ‘탄력’ 붙어
호법면 발전의 분기점이 될 것은 경기 동부권 5개시군(이천, 하남, 광주, 양평, 여주)이 참여한 ‘이천광역자원회수시설’이지만 아직 주민 간의 오해의 소지가 많다.
안평3리 산98번지 일원에 부지면적 114,644㎡(약 3만5천여평) 시설용량 300톤/일(150톤/일×2기, 스토카방식) 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이천 광역자원회수시설’(이하 광역소각장)은 2006년 11월 착공식을 가졌다. 일부 지역주민들이 끝까지 반대하며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광역소각장은 얼마전에 수원지방법원이 최종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 사그러들었다.
시는 “반대 입장을 보이는 소수 주민이 있지만 사업 추진 과정을 통해 계속해서 신뢰를 쌓아갈 것이며, 최첨단, 친환경, 주민 문화 복지 복합 시설로 만들어 상생협력의 모델이자 전국적 관광명소로도 크게 명성을 떨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천 광역자원회수시설은 시설집적화로 효율성 높은 최첨단 친환경 시설이 가능할 뿐 아니라, 국제규격의 축구장 및 수영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각종 체육시설은 물론 사우나시설·헬스장 등 주민 편익 시설이 설치되며, 소각으로 인한 폐열을 이용한 전력생산(시간당 6.6kw)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소각장은 호법 발전 과도기에 시련일 것이다. 다이옥신 등 기존 친환경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관리만이 호법의 발전을 보장할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천 교육의 교두보 ‘지구촌 평화마을’
호법면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도시에 비해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 교육기관도 고작 매곡초교(80여명), 호법초교(200여명) 2개 학교뿐이다.
하지만 새로운 발판이 마련될 듯싶다. 조병돈 시장이 공약으로 들고 나온 ‘영어마을’사업이 호법면 매곡리 유네스코 평화센터 내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천시 전체가 교육기반시설 유치에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추진되는 ‘유네스코 지구촌 평화마을(UNESCO Global Peace English Village) 조성’사업을 통해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천 지역 학생들의 세계적 안목을 키워 글로벌 인재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800여 평 규모에 50억원을 투자해 2008년 12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