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이전 반대 '공전’에서 ‘협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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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이전 반대 '공전’에서 ‘협상’으로
  • 양원섭 기자
  • 승인 2007.06.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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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의 협의체 구성은 사실상 수용” 신둔 백사 주민 반발

“정부와의 협의체 구성은 사실상  수용” 신둔 백사 주민 반발
조병돈 시장 “협상은 국방장관과의 약속, 논리로 풀어야”
한덕수 국무총리 “지자체와 협의해 군부대 이전 문제 해결”

군부대 이전과 관련하여 비상대책위원회가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하자 이를 둘러싸고 주민들간의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주민들은 이천시와 비상대책위원회가 군부대 이전과 관련 주민을 수차례 동원해 시위를 벌이더니 결국 협상팀(이후 다자간 협의체로 변경)을 만든다는 것은 이전을 수용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비상대책위원회가 하이닉스 증설과 관련하여 주민들의 성금을 모아 투쟁 기금을 마련하고, 군부대 이전 반대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했으나 결국 이천시와 비상대책위원회가 협상팀을 만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협상팀이 구성된 과정은 이렇다. 비대위는 전체 회의에서 돼지 퍼포먼스로 인해 사의를 표명한 공동 대표를 재신임 했다. 그러나 조병돈 이천시장이 회의석상에서 협상팀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협상팀 구성 쪽으로 가닥이 잡혀갔다.


협상팀 구성에 대해 조병돈 시장은 “개인이 접촉해서는 아무 일도 안된다”며 “국방장관하고 면담시 협상은 약속된 일이니 지켜야 하고, 이천은 논리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지켜본 한 시민은 “지금까지 시민들에게 성금까지 걷으며, 군부대 이천 이전을 무조건 반대하며 싸워 왔는데 이제와서 국방부가 요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것은 국방부 손을 들어 주는 꼴”이라며 “국방부는 실익을 얻은 반면, 이천은 실익을 얻긴 커녕 돼지 사건으로 명예만 실추한 것”아니라며 협상팀 구성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신광철 공동대표는 “국방부, 토지공사와 협상을 하고, 신둔ㆍ백사의 의견에 따를 것이며, 협상이 안되면 다시 강력히 투쟁하겠다”며 반론했다. 이처럼 조병돈 시장과 비대위 집행부가 강력한 의지를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따라서 이날 협상팀 구성은 비상대책위원회로 위임됐고 성복용 시의원, 오성주 시의원, 김문자의원, 신광철 공동대표, 최병재 비대위 사무국장, 임송만 비대위 기획국장 등 6명의 협상팀이 구성됐다.
이에 창전동 신모씨는 “온 국민이 지탄을 받으며 돼지를 능지처참까지 벌이면서 반대해왔으나 지도자들이 나서서 협상팀 구성을 종용했다는 것은 도대체 이천시민을 어떻게 생각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이천시장이 되면 시민들의 의견을 묵살할 정도로 높은 자리인줄 몰랐다”고 분개했다.


또 한 시민은 “돼지 퍼포먼스를 벌여도 이천시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봤으나 이제는 주민을 우롱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분명한 것은 시민들에게 거둔 돈은 지금이라도 돌려주는 것이 맞으며 앞으로 사업비는 토공이나 국방부에게서 얻어 쓰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김모씨는 “애초부터 잘못된 것으로 왜 시위 도중에 국방부에 들어가서 국방장관과 면담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대를 위해 시위를 갔으며 반대하고 올 것이지 국방장관을 만났다는 것은 이미 협상의 의지를 갖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에는 충분하며 시장의 이런 행동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비대위 집행부의 태도에 의구심을 더하는 것은 항간에 퍼진 소문들이다.
소문들의 내용을 보면 ‘군부대 대체 부지로 장호원 7군단쪽으로 군부대 이전을 유도한다’ ‘군부대 이전으로 인해 하이닉스 2, 3 공장 허가가 청와대에 보고 되고 있다’ ‘50만평 이상의 신도시가 이천에 생긴다’는 등의 말이다.


하지만 소문이라고 하기엔 너무 구체적이고, 사리에 맞다는 것이 시민들의 반응이다.
최근 백사면에 사복을 입은 군인들이 자주 찾아와, 지역 근황 등을 물어보고 다녀 국방부 관계자들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백사주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협상팀 김문자 의원은 “우리가 협상팀을 구성한 것은 원천적으로 반대 의지를 분명하게드러내기 위해 구성했으며 그렇게 활동할 것”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이천시 비상대책위원횐는 3차 대규모 집회(1만명)를 오는 26일 이천공설운동장에서 가질 예정이다.
한편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이규택 국회의원의 군부대 이전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방부 장관이 송파 군부대의 이천 이전 재검토 발언은 이전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지자체와 협의해 주민들도 만족하는 그런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뜻”이라며 “현재 정부로서는 송파 신도시를 재검토할 계획은 없으며 이천과 충분히 협의해서 군부대 이전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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