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코로나로 주춤했던 대한민국의 축제들이 정상 개최되어 상춘객들을 유혹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전통 대표축제 중 하나인 도자기 축제도 지난 4월 26일 이천을 시작으로 여주, 광주 또한 개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고려청자와 조선 백자 등 오랜 세월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아온 한국도자기의 현실과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영국산 브랜드 포트메리온과 덴비, 덴마크의 로얄코펜하겐, 핀란드 이딸라, 독일 빌레로이앤보흐 등 외국 식기 브랜드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70~8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 2021년 6월에는 국내생활자기 1위 업체였던 행남자기가 코스닥 상장 폐지되고 대표기업 중 하나인 한국도자기는 2010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며 2020년에는 2010년 매출의 반 밖에 되지 않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렇게 도자기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도자기 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국도자재단(이하 재단)의 성수석 이사장을 찾아 도자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들어보았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지난 2022년 10월 26일 한국도자재단 제13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성수석 입니다. 펜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재단에서 일하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절감합니다. 그동안 이천 도자기 축제 실무위원과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도예계와 깊은 연을 맺어 온 만큼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기를 잘 극복하여 도예계의 일상회복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한국도자재단은 어떤 곳이며 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 부탁한다.
한국도자재단은 1999년 3월 9일 ‘세계도자기엑스포조직위원회’라는 조직으로 시작하여 한국 도자문화 발전을 선도하고 세계도자문화의 중심축을 경기도로 모으는데 기여하며, 도자문화의 생활화를 통해 국민생활 환경개선과 지역경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또한 이천 경기도자미술관, 여주 경기생활도자미술관 및 경기공예창작지원센터, 광주 경기도자박물관 등 3개 시에서 미술관과 박물관이 포함된 도자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으로는 대표적으로 전세계 70여 개 국이 참가하는 국제적 문화예술 행사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으며, 도자산업 활성화 및 도예인의 유통판로 개척을 위한도자 전문 박람회 ‘경기도자페어’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온 도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찾아가는 도자문화 나눔 사업’부터 전통 도자계승·발전을 위한 ‘전통가마 소성 지원 시업’, 지역사회 도자문화 발전을 위한 ‘지역 도자축제및 행사 지원 사업’, 도예인을 위한 창업·창작·창직 등 다양한 지원 사업까지 도자문화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한국 도자기 산업의 현황과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면?
먼저, ‘도자’는 수공예품이라는 특성으로 급격한 산업화, 감염병 상황의 생활 변화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특수한 문화산업입니다. 특히, 산업화를 거치며 대량 생산하는 공장형 값싼 도자기와 명품 브랜드를 내세운 외국산 도자기의 수입 증가로 국내 도자에 대한 고객의 관심도 저하와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선제적으로 ‘도자’와 ‘수공예품’이라는 가치와 매력을 대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교육과 체험, 홍보를 강화하여 수요를 증가시켜야 합니다. 또한 고객 수요에 맞춘 국내 도자 제품 자체의 디자인과 품질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창의적이고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품질의 제품을 개발하고 나아가 국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수출 촉진 정책과 대외 시장 개척 노력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도자 산업 내에서의 협력과 네트워킹을 강화하여 기술 교류와 협업을 촉진하고 도자 전문가의 인력 양성과 연구 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기술 수준을 향상해야 합니다.
이러한 대응 방안들을 통해 한국 도자 산업은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재단은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도자문화 저변 확대와 도자산업 성장 기반 구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올해, 구축된 기반을 강화하고 활성화해 ‘도예인 지원 강화’, ‘도자산업 진흥’, ‘도민 문화복지 강화’를 위한 사업 추진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Q. 한국도자기를 위한 재단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재단은 도자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지원과 산업 협력의 강화, 관련 R&D 사업 추진 및 인력 양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또한, 국내 도예인을 대상으로 공방, 작업실, 전시 공간 등 시설 제공 및 일거리 창출, 다양한 교육 지원 등 창업·창작·창직 활동 지원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도자문화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중점 사업으로 재단은 도자연구지원 플랫폼 강화 및 도자 분야 연구개발(R&D) 기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도자센서스(전국 도자산업 현황 전수조사) 사업 추진을 통한 빅데이터 구축 및 분석으로 도자산업 관련 정책수립과 효과적인 지원방향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도자 시장의 확대를 위한 정책 추진에 힘쓰겠습니다.
이와 함께 이천 도자연구지원센터 기능을 강화하여 도자산업 트랜드 분석 및 동향 연구, 도예인 재교육 프로그램 운영, 도자안전성 확보 및 내구성 강화를 위한 도자시험분석 지원, 도자 디자인 지원사업, 특허출원 지원 사업 등 그 간 도예인들의 고충과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도예지원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외에도 재단은 도예인 지원 확대를 위해 도내 전역 도예인을 대상으로 한 도예단체 행사 지원 및 도내 민간 추진 지역도자축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업을 지속 추진할 것입니다. 전통문화 계승을 위한 장작가마 사용 지원 사업과 더불어 신진도예가 육성을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활성화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는 국내외 마케팅 지원 강화입니다. 재단은 올해 국내 유명 페어와 협력·공동 개최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경기도자페어 개최 횟수를 확대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형 바이어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대국민 대상 도자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관심도를 제고할 것입니다. 이외에도 판매 중심의 단순 판로 개척에서 한국도자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문화 홍보 기반 중심의 전시, 제작 시연, 판매 등이 융합된 행사를 기획해 해외 페어 참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호주, 베트남 중심에서 미국, EU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지역사회(지자체 등)와 협력하여 정책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경기도 내 모든 도민의 도자 문화복지를 실현하고자 이천·여주·광주에 운영 중인 박물관·미술관 운영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찾아가는 도자문화 나눔 사업 확대 등을 통해 도자문화 저변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침체한 경기 도자산업을 활성화하고 재단이 추진하는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Q.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도자재단은 도자문화산업의 시대적 흐름에 맞춰 변화하기 위해 그간 새로운 기반을 다지고 등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노력을 통해 도자·공예 분야의 문화·산업·서비스 전반에서 한 발 더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도민 및 도예인과 함께 소통하며 한국도자재단이 가치를 강화할 수 있도록 이사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