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란주점 폭행 이천시의 BBK 사건으로 주목 진실 혹은 거짓
감당하지 못할 후폭풍이 무서워 왜곡
심평수 이천시보건소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단란주점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잤기 때문이다. 단란주점이 유흥업소는 아니다. 하지만 업자와 함께 단속부서의 장이자 보건소를 이끌고 있는 보건소장의 단란주점 행은 왠지 적절치 않아 보인다. 향응을 받기로 한 자리가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심 소장과 직원, 업자들은 단란주점에서 맥주와 양주, 그리고 노래까지 곁들이며 즐겼다고 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일부 단란주점에서는 일명 ‘도우미’를 쓰고 있다고 전해진다. 경찰조사에서 아직까지 도우미 얘기는 없다. 하지만 경찰에선 이 부분을 석연찮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더한 것은 느닷없이 사고가 터진 것. 부하직원들끼리 ‘룸’에서 흉기(맥주병)를 든 폭행사건이 벌어졌다. 보건소장이 곤히 잠들어 있는 사이에 말이다. 이 자리에 있던 직원들은 요즘 줄줄이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보건소장은 잠을 자느라 몰랐다고 했다.
맥주병에 얻어맞은 B팀장이 때린 부하직원 K씨의 처벌을 요구하기 위해 새벽 2시쯤 지구대를 찾아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 수사 대상이 된 것이다. 지구대를 찾은 B팀장은 ‘많이 구타당했고, K씨가 휘두른 병에 머리를 맞았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당사자들은 지금 와서 ‘그런 사실이 없다. 유리 파편이 튀어 상처가 난 것’이라며 사건 자체를 은폐하려 든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일행들도 서로 다른 엇갈린 주장을 펴는 등 딴소리만 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단란주점 안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졌기에 ‘그런 사실이 없는데’ 왜 아픈 몸을 이끌고 지구대를 찾아가 한솥밥을 먹는 부하직원을 경찰에 신고했을까.
앞뒤가 안 맞아도 한참 안 맞는다. 행여 사실이 밝혀졌을 때 감당하지 못할 후폭풍(?)이 무서워 진실을 밝히길 꺼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래저래 석연찮은 부분이 너무 많다. 뭔가 큰 사건이 터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당사자들의 진술 번복이 납득하기 어려워서다. 의심을 받기 싫으면 앞뒤 정황이 딱 들어맞는 정확한 진술을 하길 바란다.
당사자들도 입을 잘못 열었다간 밥줄이 끊길 수도 있는 입장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다. 보건소와 거래해왔던 업자, 단속 관리대상인 단란주점, 말 못할 사정이 있는 보건소 직원들이 이날 찍은 액션영화의 출연자들이기 때문이다.
엑스트라로 출연해 단란주점 한켠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는 맹 연기를 펼친 보건소장의 모습의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천의 BBK 사건으로 부상하고 있는 단란주점 폭행사건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는 이천경찰의 철저하고 빠른 수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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