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에서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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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에서 ‘판가름’
  • 이백상 기자
  • 승인 2007.12.08 16: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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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행정사무조사 발표→이천시 기자회견 열고 즉각 반발→공무원노조 성명서 발표→공대위, 시와 공노조 싸잡아 성명서 발표

이천시의회에 취재나간 본지 기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시의회가 이천시 청소대행업체를 상대로 행정사무조사를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5일 발표를 미룬 뒤 꼭 한 달 만에 일이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행정사무조사다. 당초 이 지루하고도 지리멸렬한 행정사무조사는 한 단체의 제보에 의해 출발했다.

시민의 재산으로 모아진 세금. 그리고 세금으로 지급되는 청소용역업체 대행료. 시의회는 그 대행료 가운데 18억원 가량이 부적절한 방법으로 쓰여 졌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행정기관은 도급이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논리를 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도급 계약액수가 크게 달라 질수도 있는 것이다.

시의회는 업체의 부당함을 하나둘씩 밝혀냈고 지역사회에서도 해당부서의 공직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논리가 확산됐다.

그런데도 시는 시의회가 조사발표를 하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기자회견을 열고 ‘도급계약이냐, 순수대행이냐’ 차이를 놓고 “시의회 행정사무조사가 잘못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정부분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시정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천시 공무원노조도 시 입장을 거들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시의원들이 사무조사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언어폭력을 했고, 이로 인해 공무원들은 명예훼손과 인권을 유린당했다며 시의회를 규탄했다.

또 시가 위법 사실이 없는데도 일부 특정단체의 제보에만 의지한 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의 위상이 끝없이 추락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떠나 모처럼 시의회가 제대로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 시의회와 집행부간 이렇게 강경하게 맞서는 것을 본적 없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이제는 이천 공대위도 즉각 반발했다. 공대위는 “행정기관인 이천시가 입법기관인 시의회의 권한을 가로막을 작정이 아니라면 기자회견은 무슨 의도인가. 입법부의 권한에 정면도전하겠다는 게 아닌가. 이도저도 아니면 직무유기를 하겠다고 온 시민에게 선포하는 것이냐”며 맞섰다. 공무원노조 개입에 대해서도 따졌다.

공대위는 공무원노조의 성명서 내용에 대해 “시민의 혈세낭비에 대한 언급이 없다. 부정비리를 폭로한 죄로 해고돼 생계가 막막한 노동자에 대한 배려 또한 전혀 없이 오직 본인들이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시민이 뽑아준 시의원들을 사퇴하라고 압박까지 하고 있는 지경”이라며 시 노조의 부적절한 처신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공대위는 “시는 청소용역업체의 비리를 ‘도급이냐. 대행이냐’라는 계약형태만을 고집하지 말고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흙탕물처럼 뒤범벅이 된 이 사건은 결국 당사자들에 의해서가 아닌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지게 됐다. 감사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이래저래 이천시의 집안 망신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행정기관이 주민과 약자의 편에 서서 공익행정을 추구했다면 이 사건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단 한 푼이라도 소홀히 나간 혈세가 있었다면 바로잡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공직자들은 ‘잘못된 게 없다’며 문제의 본질을 남의 일 인양 치부하고 있다. 어찌 보면 그만큼 투명행정을 해 왔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줄도 모른다.

이제는 제3의 기관에 의해 그 진실이 낱낱이 파헤쳐질 것이다. 만신창이가 된 지금의 이 상황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 앞으로 진행될 감사원 감사에 20만 이천시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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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2007-12-11 16:59:07
욕먹을 짓 했으면 욕먹어도 싸고,욕먹을 짓 안했는데도 욕을했다면 욕한 의원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사람이지요.그런데 연기는 피운 느낌이드네요.이제 시민들도 굴뚝청소 잘할겁니다.불때면 바로 연기가 나오게 시민들 잘해봅시다.욕이란 화날때하는것 같은데....

한심이 2007-12-10 14:26:31
용감한 이천시인가? 무식한 이천시인가? 아님 이런일이 처음발생하니 당황해서 그럴까?
내생각은 무식해서이다에 한표를 던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