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행위에 그친 ‘학술 용역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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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행위에 그친 ‘학술 용역보고회’
  • 이천뉴스
  • 승인 2008.01.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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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호 데스크칼럼

정작 중요한 것은 누락시켰다. 지나친 표현을 쓰자면 땅도 없는 처지에 집안을 어떻게 꾸밀까 하는 쓸데없는 고민에 두 달을 허비한 꼴이 됐다.

‘이천 백사 산수유꽃 축제장 종합정비 학술 용역’보고회가 엉터리 보고회로 전락했다.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교수는 회의 참석 전까지 산수유꽃축제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받지 못했다. 결국 들러리 선 셈이다.

조병돈 시장은 회의가 끝날 무렵 “금년에는 하지 맙시다”라고 말했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이에 더해 이재혁 도의원은 “부지확보만 해도 큰 성공”이라고 했다.

이천시가 부지도 확보되지 않았는데 축제장 정비를 위한 용역을 준 것은 크게 잘못됐다. 이는 용역결과에도 낱낱이 드러났다. 참석자들이 지적한 내용이다.

“장소만 강조 됐을 뿐 개념 정리가 부족했다. 슬로건 부재. 장소에 송말리가 빠졌다. 꽃뿐이 아닌 열매 활용 방안 모색. 4계절 관광에 대한 비용대비 수익은. 테마별 이야기를 전개하라. 홍보 마케팅 부재. 제2의 설봉공원화. 부지 임대 및 매입비용 산출. 금년 계획과 연차 계획 구분. 홈페이지 활성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쏟아졌다.

한결같이 구체적이지 못한 탓에 나온 지적들이다. 8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에는 페이지 표기조차 안돼 있어 애를 먹었다. 참석자들에게 사전 정보도 미흡했다.

한 참석자는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모르고 왔다”며 보고서에 대한 사전 검토시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은 지난해 11월에 착수했다고 한다.

조 시장은 “두 달 동안의 보고서라면 부족하다”고 결론 내린 뒤 용역 예산을 이월시켜 올해 축제를 모니터링 해 다시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결국 요식행위에 그친 보고회로 끝나고 말았다. 백사산수유축제의 활성화 및 향후 개발계획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다만 축제장 정비에 대한 용역보고회로 치우치기 바빴다.

때문에 용역을 맡은 한국문화연구소는 축제장 내의 공간적 프로그램 및 연계활동 등에 대한 내부적 마케팅 보고에만 그친 것이다.

가장 중요한 부지 선정에 따른 땅 매입과 임대 등의 절차는 깡그리 무시됐다. 막중한 예산이 투입되는 부지 매입비용을 알아야 투자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일선에서 산수꽃축제를 치러온 한 추진위원의 답답한 심경 토로다. “용역 할 필요 없고 땅을 사야해요. 행사 치르는데 땅 주인 만나러 왔다 갔다.

빌려 주니 안 빌려주니…이번 축제가 걱정입니다.” “문화관광과 필요 없다.” 홈페이지 관리소홀 지적에 대해 나온 조 시장의 발언이지만 분명코 뼈가 들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위기 모면에 급급하지 말고 우선 부동산 계획부터 세워야 할 것 같다. 지적 일색에 들러리 행사로 끝난 이번 중간 보고회. 근본적인 원인이 문화관광과에 있다 해도 변명할 여지가 없을 게다.

그네들은 집 지을 땅도 없으면서 집안 인테리어 꾸밀 계획부터 세우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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