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뒤 땅이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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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 땅이 굳어진다’
  • 이천뉴스
  • 승인 2008.01.17 09: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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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호 데스크칼럼

하루빨리 사고수습… 정상화 찾아야
조병돈 시장 직원들과 함께 밤샘근무

이천시가 쑥밭이 됐다. 40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대형 참사 때문이다. 이천시는 최근 열흘간 전국 주요방송과 신문에 톱뉴스를 제공하며 불명예를 떨쳐야했다. 매스컴을 통해 참혹한 참사현장이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됐다.

사태가 워낙 커서인지 이명박 당선인을 비롯해 총리, 도지사 등 고위 인사들도 이천시를 대거 방문해 유가족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기도 했다.

원인 규명에 나선 수사기관은 16일 업무상 과실 치사상의 혐의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제는 시 인허가 비리에 초점을 맞춰 관련 공무원들을 상대로 법에 어긋나는 행위가 있었는지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직사회가 긴장 속에 바짝 움츠려 들었다. 행여 동료 공무원에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 일색이다. 또 수사기관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몰라 걱정하는 공무원도 있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래서 대형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다면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대형사고가 터지면 대게 이런 식의 수순을 밟는다. 굳이 편을 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요즘 이천시청 공무원들은 칭찬 받을만하다.

정말 큰 박수라도 쳐주고 싶다. 왜냐하면 하루 평균 90명의 공무원들이 사고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8군데의 장례식장과 합동분향소, 사고대책본부 등에서 밤샘 근무에 임하고 있다. 일부 공무원은 영안실 한쪽 구석에서 쪼그려 밤을 지새운다고 한다.

고생스러울 텐데 일절 짜증내는 법이 없다. 오히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공무원들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에 의아해 했다. 누구보다 조병돈 이천시장이 가장 괴로웠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하이닉스 증설 불허 방침을 밝힌 날도 지난해 이맘때쯤이다.

그는 하이닉스와 군부대 이전 문제로 지난한해 동안 엄청난 시련을 겪어왔다. 이천시를 위해 부인과 함께 삭발도 강행했다. 그는 요즘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사고수습에만 전념하고 있다.

참사 이후 매일 같이 2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한 공무원의 말이다. 새벽 3시쯤 상황실을 챙기던 조 시장에게 “들어가셔서 쉬세요”라고 했더니 “나는 괜찮아”라며 조 시장은 그날 밤을 지새우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시장의 이같은 노력 덕분 일까. 유가족들의 보상협의도 조속히 마무리됐다. 천만 다행이다. 그렇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모든 이목이 집중돼 있다.

수사본부 중간 수사 발표에서 이천시 공무원들의 연루의혹은 없었다. 최종 수사결과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부디 바라 건데 다치는 사람 없이 이 끔찍한 대형 참사가 잘 마무리 됐으면 한다.

‘비온뒤 땅이 굳어진다’고 했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천시는 안전점검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길 바란다. 또한 사고수습이 잘되어 하루빨리 정상화를 찾아 도약하는 이천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으면 한다. 이는 사고 발생 이후 숨죽인 채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의 한결 같은 바람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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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환 2008-01-17 18:50:46
연일 매스컴을 장식했습니다. 지난 열흘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힘들었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다치신분들, 또 그분들의 유가족을 생각할 때 이것이 어찌 피곤이겠습니까. 이천시의 모든 공무원들이 다 그런생각일 것입니다. 격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동료들이 이 칼럼을 보고 힘을 얻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처럼 기분좋은 기사를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