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원 마를까 ‘걱정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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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원 마를까 ‘걱정 태산’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3.27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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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면 신갈리 온천리조트 개장 이후 물 부족 현상 ‘심해’
마을 관정 2개 씨 말라…리조트측 “온천물과 지하수는 별개”

모가면 신갈리는 지난 2006년 개장한 대형 온천리조트가 개장되면서 이천의 대표적 온천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지역 주민들은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물 부족’ 현상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이 지역 인근에서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농민을 만나 현지 실태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5~6월이 되면 물 걱정이 태산입니다. 지난해와 같이 식수원 부족현상이 생길까 두렵습니다.”
이 마을 축산 농민 최모씨는 물 부족 현상으로 매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극한 표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최씨는 요즘 갈수기를 맞아 공용 물탱크에 물이 충만하지 않자 24시간 모터를 돌려 지하수를 끌어올려 물을 쓰고 있다.
물탱크에 물이 부족하다보니 집안으로 들어오는 수압 또한 약하다고 한다.물 부족 현상을 왜 겪는 것일까. 최씨는 이 모든 원인이 온천리조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수차례에 걸쳐 이천시와 리조트 측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대책은 고사하고 정확한 답변조차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지난해 6월쯤 관정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않자 모터 고장을 의심해 모터 기술자를 불렀다. 이 기술자는 실태를 확인하더니 모터에는 이상이 없고 지하수가 고갈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고 한다. 물 부족 현상은 최씨 이외에도 이 마을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 일대에서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관정은 모두 3개로 이중 2개가 지하수 고갈로 물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장마철이 시작돼 큰 사태는 면했다. 하지만 지역에 온천리조트(2006년 1월)가 개장된 지 약 1년이 넘어서면서 인근 마을의 식수원인 지하수가 고갈되기 시작했다”며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청을 높였다. 그러다 참다못한 최씨는 리조트 측에 직접 항의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온천물과 지하수는 별개”라고 리조트 측은 발뺌을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리조트 측은 기존 온천과 더불어 콘도와 호텔 등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리조트 측이 우리 마을 지하수를 완전히 씨를 말리려 작정한 것 같다”며 사업 확장 계획에 지하수 고갈 우려와 함께 불만을 표시했다.

마을 주민들은 리조트 측과 얘기가 안 되자 지난해 10월 시장면담을 요청했다. 당시 면담 자리에서 주민들은 “신갈리 일대 150세대 주민들의 식수원 해결이 전제되어야 업체의 (콘도와 호텔 등)사업을 허가해줄 것”을 요구했고, 조병돈 시장은 “내년도의 상황을 지켜본 뒤 대책을 모색하자”고 답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씨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의 과정을 지켜보면 조 시장의 이 같은 답변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억울하기만 했던 수년전의 과거를 상기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의 땅에 관정을 뚫으려 했다. 그때 당시 마을 바로 옆에 온천이 들어선다는 것을 알고 어지간히 뚫었다간 물 부족 현상을 겪지는 않을까 우려해 지하 300M까지 뚫으려 계획했다.

빠듯한 농촌살림에 예산도 만만치 않게 소요됐다. 최씨는 일주일에 걸쳐 지하 270M까지 관정을 뚫고 있는데 이천시에서 느닷없이 ‘관정 작업을 중지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했다.

당시 그는 “‘아니 내 땅에 지하수를 파는데 왜 막느냐’고 시에 항의했지만, 시에선 ‘온천 업체에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황당한 답변만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최씨는 경기도에 항의했다고 한다. 그는 “‘관정을 파도 괜찮다’는 (경기도의)답변을 얻었지만, 이천시는 또 ‘온천과 떨어져 관정을 팔 것과, 파더라도 100M 이상을 넘지 말라’라고 해 할 수 없이 관정을 이전해 100M만 뚫어야 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한편,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행정관청이 힘없고 나약한 주민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업체 측을 비호하는 느낌이 든다”며 “하루라도 빨리 사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찾아주는 일이 급선무 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민원해결을 위한 이천시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는 한 모가면 신갈리 일대 주민들의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생계의 고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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