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의원님들의 해외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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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의원님들의 해외연수
  • 이천뉴스
  • 승인 2008.04.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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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의 윗돌과 아랫돌을 연결시켜주는 것을 ‘어처구니’라 한다. 또 맷돌의 손잡이는 ‘어이’라고 한다. 이는 황당한 일을 겪었을 때 흔히 통용되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이천시의원들의 이런저런 행태를 보면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총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시의원 전원이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떠난 것이다. 참으로 절묘함 때문인지 시민들은 ‘어이’가 없어 한다.

“이럴 수는 없는 것”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무대를 4.9총선 기간으로 옮겨 보자. 같은 당 출신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과반수이상이 넘는 시의원들이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돌아다녔다. 유세현장에서도 쉽게 눈에 띄었다. 혈세로 주는 의정비는 또박또박 챙겼다. 특정후보 선거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시민들은 눈꼴사나워 도저히 지켜보기 힘들다고 했다. 바로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줄서기’ 하는 것 아니겠냐”며 맹비난을 퍼 붓기도 했다. 그러나 시의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두둑한 배짱을 지녔고, 여론에 한참 무뎌 보였다. 해외연수 일정과 연수지도 문제가 많다.

연수 일정은 공교롭게도 일부 시의원들이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한지 3일 만인 지난달 20일쯤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난을 미리 예측한 계산된 일정조정이었을까.

가는 목적은 현재 마장 등지에서 추진 중인 아울렛과 관련해 선진도시의 아울렛을 이천지역과 비교분석하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이천시와 해당지역 주민들이 견학을 마치고 돌아왔고, 현재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태다. 결국 뒷북 아니면 명분 찾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천지역과 너무나도 흡사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만이라도 시의원 전원이 가 본적 있냐고. 먼저 둘러보고 갔다면 이해하기 훨씬 쉬웠을 테고 아울렛 이천입점을 반대하는 지역 상인들의 속사정도 다소나마 읽을 수 있었을 법하다.

지역 민심도 외면했다. 시의원들이 연수를 즐기고 있는 동안 이천시에선 세계대표자회의 및 수출상담회 등 국제적인 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역현안을 나몰라라 했다는 비난은 면키 어렵게 됐다.

이번에는 무대를 인천공항으로 옮겨보자. 시의원들은 지난해 11월 의정비가 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인상되자마자 곧바로 유럽연수를 떠났다. 40일간 벌여온 행정사무조사 발표도 뒤로 미뤘다. 당시 시의원들은 공항에 마중 나온 취재진에 둘러싸여 횡설수설하다 결국 전국적인 망신을 샀다. 고스란히 방송에 보도된 것이다. 이런 좋지 못한 경력을 갖고 있음에도 굳이 부랴부랴 해외연수를 떠난 이유는 뭘까.

결론을 내자면 해외연수 명분이 한참 부족했다. 이제 남은 건 시의원들의 해외연수 보고서 작성. 뭘 어떻게 배우고 돌아왔는지 시민들은 빨리 보고 싶어 한다. 지난해 대다수 시민들의 반대여론 속에 의정비가 크게 인상됐다.

일 잘하라고 시민들이 주는 혈세다. 선거판이나 기웃거리고, 명분 없는 해외연수나 다녀오라는 뜻에서 주는 혈세는 결코 아니다. 시의원은 공인이다. 따라서 시의원들의 발걸음 하나하나에도 지역주민을 위한 공공의 목적을 가지는 게 기본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 뒤로 가도 2년 금방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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