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도시 위상 위태롭다
사태수습하고 대안 찾자 이천도자기가 위태롭다. 중국산과 베트남 도자기가 넘쳐나고 도예인 들은 입에 풀칠하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이래서야 어디 전통도자기의 고장이라 말할 수 있을까. 사기막골 도예촌에 스며든 중국산 도자기는 대한민국 대표브랜드의 위상에 큰 치명상을 안겨줬다.
어떤 이는 이런 부끄러운 현실 속에 이번 도자기축제를 어떻게 치러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산 도자기 유통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우선 왜 중국산 도자기가 판을 치게 됐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알아보니 별다른 이유 없었다. 대부분의 중국산 도자기가 국산보다 값이 절반 이상 싸다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한다. 장사가 오죽 안 됐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이천은 전통도자기의 고장이다. 더군다나 사기막골 도예촌은 유서 깊은 곳으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유구한 도자역사가 숨 쉬고 있는 도예촌에서 중국산 도자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생계유지에 따른 일순간 모면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 그만두는 게 좋다. 그래도 아직까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전통도자기만을 생산하는 유구한 역사가 있는 마을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도예촌을 지탱해온 힘이다. 그런 곳에서 원산지 표기를 통해 국산 중국산 베트남산을 가려야 할 지경에 처해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이천은 쌀과 도자기로 유명한 고장이다.
이천도자기축제를 통해 이미 수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이 관광객들은 이천도자기를 보러 먼 길을 찾아와 두 손 가득 도자기를 사들고 갔다. 어지간해선 이천도자기 없는 가정이 드물 정도로 화려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도자시장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져만 가고 있다. 이럴수록 똘똘 뭉쳐 살길 찾기 위한 머리를 맞대야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희망이 있다. 일부 판매상들의 얄팍한 상술로 인해 전통도자기의 마을이 더 이상 훼손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천시도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런 비참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나몰라라 했다면 이는 분명 직무유기다. 더 늦기 전에 배신감과 허탈함에 사로잡혀 치를 떨고 있는 도예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중국산 도자기의 이천출현은 비단 도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천시와 경기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다.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사기막골 도예촌, 우리에겐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전국 어딜 가도 통하는 말이 ‘이천하면 도자기’다. 명심해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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