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하게 실직당한 이웃들이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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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하게 실직당한 이웃들이 울고 있다
  • 이천뉴스
  • 승인 2008.07.0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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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의원이 시의원으로서의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천시의회는 청소용역위탁처리업체와 관련해 지난해 40일 간 행정사무조사를 벌였다. 그리고 수많은 문제점들을 밝혀냈다. 그러나 시의회는 아직까지 특별한 결말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K시의원이 최근 기자들을 불러 모아놓고 청소용역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털어놓았다. K의원은 행정사무조사 때 조사특별위원장직을 수행하다 최종 결과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한 전날 돌연 위원장직을 사퇴한 인물이다.

K의원이 기자들에게 밝힌 자신의 입장을 보면 가관이다. 종합해서 말하자면 시의회가 행정사무조사를 의욕적으로 벌여왔던 몇몇 시의원들로 인해 위상이 크게 실추됐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동료 시의원들을 향해 자질론도 운운했다. 이런 내용들을 기자들은 고스란히 지면에 실었다.

K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큰 파장을 불렀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문제를 축소하려 하거나 오히려 집행부인 이천시를 감싸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의도가 궁금하고 누구의 발상인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얼마전 시의회 본관 앞에서 K의원을 만났다. 그가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뭐가 뭔지 제대로 알고나 있으면서 한 발언인지 따져 묻고 싶어서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선 기자들에게 한 말은 본인의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또 행정사무조사 기간에 일어났던 일들을 실토하며 나름대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발언권이 없어 보인다. 보고서 채택을 하루 앞두고 느닷없이 위원장직을 사퇴했던 그가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위원장직 사퇴 배경에 대해 입을 연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행정사무조사는 시민이 청소행정의 문제점을 시의회에 제기하고 시의회는 논의 끝에 행정사무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시의회는 40일 간 조사를 벌였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3일 보고서가 채택돼 이천시청에 시정요구를 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천시청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청소용역 업무를 계약방식 상 도급이기 때문에 지금껏 별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양심선언을 했던 미화원이 불이익을 당했다. 신분보장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분보장을 약속한 시의회는 지금까지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보고서 채택당시 아무 이의제기를 하지 않던 K의원이 해를 넘긴 이 시점에서 이천시와 한통속이 돼 철이 한참 지난 계약방식을 논하고 있다. 답답하고 속이 터질 지경이다.

어디 그래서야 민의의 대변자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가 왜 특위위원장직을 그만뒀는지 관심 없다. 그러나 동료의원들로부터 의심을 받는 것이 싫어서 그만뒀다는 말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그 무렵 K의원은 모 지역신문에 “동료의원들로부터 의심받는 위원장직 사퇴는 당연하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랬으면 됐지 왜 또 재탕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큰 틀에서 보면 시민들을 위한 행정사무조사다.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우고 위원장직을 사퇴했다는 것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그의 졸속처신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때문에 청소용역문제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할 처지가 못 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라면 자신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으면 그만이다. K의원은 면담 과정에서 “전반기에 정리하고 싶은 생각에서였다”고 했다. 또 이러한 문제들을 S의원이 중재하려 했으나 의장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했다.

우선 중재를 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일인지 묻고 싶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정리한단 말인가? 그렇다면 만장일치로 발표된 보고서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입법기관인 의회의 권한으로 사무조사를 벌여 밝혀낸 문제점들을 이천시가 책임지도록 의회가 역할만 하면 되는 것이다.

K의원은 행정사무조사를 시작하기 전 도급인지 대행인지에 대해 행정해석을 받아보고 조사를 벌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시민이 제보하고 의회가 조사를 결정했으면 의회는 즉각 성실하게 조사를 실시하고 문제점이 있다면 바로잡으려는 노력만하면 되는 것이다. 왜 굳이 계약방식을 운운하는가? 시민의 세금은 민간위탁업체에게 넘어가면 세금이 아닌 것인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모든 사업은 계약방식을 떠나 투명하게 운영돼야 하고 사실적인 운영에 입각해야 한다. 제발 부탁드린다. 더 이상 시민을 우롱하지 말라.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의원의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 한번 되짚어 보기를 바란다. 처절하게 실직당한 우리의 이웃들이 민의의 대변자 이천시의회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오늘도 눈물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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