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들의 지혜로운 의정활동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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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의 지혜로운 의정활동을 당부한다
  • 이백상 기자
  • 승인 2008.07.18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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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의회가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후반기 원구성 이후 의원들 간 파벌에 따른 불협화음이 지속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달리 후유증은 특별히 찾아보기 힘들다. 바쁜 의사일정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참에 시민들이 그토록 원하고 있는 시의원들 간의 화합을 통한 참 의정 구현에 노력하면 어떨까 싶다.

이현호 신임 의장도 당선 소감에서 유독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화합하는 의회, 발전하는 의회가 되도록 앞장서 노력 하겠다”며 “이를 위해 의원 모두의 의견을 포용하고 집행부를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주민의 대의 기관으로써 의회 본연의 책무를 빈틈없이 수행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러한 각오 때문일까. 지난 11일 시의회는 제110회 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집행부가 승인을 요구한 21억3230만원 중 14억 6280만원을 삭감했다. 전체 예산에 70%가량이 삭감됐으니 그야말로 싹둑 잘린 것이고, 집행부로선 자존심이 팍 구겨진 셈이다. 이는 시의회 역사상 극히 이례적인 일로 보여 진다. 때문에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게 한다. 이날 시 공무원들은 이 같은 결과에 쓰라린 가슴을 안고 의회 문턱을 나서야만 했다는 후문이다. 한 공무원의 푸념 섞인 말이다.

그는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아니냐”며 “시의회에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구상하고 의욕적으로 추진하려했던 사업들이 예상치 못한 예산삭감에 의해 ‘김’이 샜다는 우회적 표현으로도 읽혀진다.

시의회의 심사경위 및 결과보고서를 살펴보면 예산이 삭감된 항목에 대해선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시의원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 가차 없이 예산 대폭삭감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 곧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적당한 타협은 이번 심의에서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시의회는 “집행부는 시민 참여와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정확하고 면밀한 사업계획을 수립, 적정 예산을 편성함이 타당하다”면서 “사업계획이 수립되지 않았거나 사전설명이 미흡했던 부분 등 합리성이 부족한 예산안에 대해서는 조정했다”고 밝혔다.

즉 예산 신청시 누구에게나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절차를 밟으라고 집행부에게 주문한 것이다. 그러면서 시의회는 “앞으로 예산 심의시 자율성과 책임성이 조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뭔가 제대로 해보겠다는 당찬 의지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발목잡기 형태로 가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어쨌건 이번 추경예산안 심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잘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시의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선4기 후반기 의정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진정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할 것이다. 지난날 적절하지 못했던 해외연수, 특정정당 시의원들의 4.9총선 과정에서 보여준 줄서기 행태, 최근 한 시의원이 동료시의원들을 상대로 한 자질론 발언 등으로 인해 시의회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제 그러한 비난들을 발판삼아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칭찬받고 존경받는 의회상을 정립하기 바란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시의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20만 인구에 불과한 시골지역 정치인이라 해도 지금은 결코 분열이나 자리다툼 등으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의회를 화합하고 지역민들이 겪고 있는 난제를 푸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혹여 때를 놓쳐 민선4기 전반기의 우를 재연해서는 안 된다. 의원들의 지혜로운 의정활동을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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