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의 넉넉함 묻어있는 ‘한그네 마을’ 대포1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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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마을의 넉넉함 묻어있는 ‘한그네 마을’ 대포1통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7.2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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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작사 설립 후 공동화, 인구유입 발전 꾀한다.
이천터미널 앞, 제일은행 정류장에서 모가면 방향 15-1번 시내버스를 타면 진리동, 고담동, 단월동, 대포동, 항공대를 지난다.명색이 행정구역상 시 밑에 바로 동 단위인데도 한적한 시골 마을과 같이 변화의 속도를 느끼지 못한다. 웬만한 부동산 업자들이라면 개발을 꾀하고 싶을 정도로 교통의 요지로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까.

대포동은 과거 행정구역상 ‘대포천리’로 ‘황그네 마을’ 또는 ‘한그네 마을’로 불리었다. 1996년 이천군이 시로 승격하면서 대월면 관할이었던 ‘대포리’는 동으로 승격하면서 중리동에 편입된다.주민들에 따르면 한그네 마을은 옛날 비포장 농로길로 읍내에서 모가면 설성면을 오가던 사람들이 우마차를 끌고 다니다가, 느티나무에 매어놓은 그네를 타며 잠시 휴식을 취한 곳으로 큰 그네가 있다고 해서 불려졌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의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

반면 구전된 마을이름과 달리 ‘한그네 마을’은 내 건너 마을이란 뜻에서 한건내 또는 한개내라 했던 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차츰 황그네로 변음된 것이라고 하지만, 어찌됐건 현재는 ‘한그네 마을’로 마을 주민들의 넉넉함이 묻어있는 이름이 나은 듯싶다.인구 230여명(80세대)의 조그만한 한그네 마을은 고향의 멋과 오염되지 않은 자연 경관을 보여주고 있어 예로부터 학자출신들의 많이 나온 지역이다. 지난 20일 항공대에 못 미쳐 주유소와 자동차정비공업사가 위치한 대포동 1통 마을을 찾았다. 이날은 3년째 치러온 ‘대포1통 만남의 날’이라는 마을주민과 출향인들의 화합의 한마당 잔치가 열린 날이다.

출향인과 마을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낚시, 줄다리기, 족구 등 체육행사도 함께 치러졌다. 초기에는 150여명이 모였으나, 이젠 100여명으로 조촐해 보인다.행사를 주최한 ‘한그네 사랑모임’에 유호철 통장(63)은 마을의 발전을 위해 인구가 늘어나길 기대한다. “먹고 살아갈 터전이 없다보니 너무 사람이 없어. 시 중심가나 외지로 이동이 많아. 시내와 가까운 교통의 편리로 전원마을이 적합할 것 같아 전원마을 단지라도 들어오면 마을이 활기가 넘칠텐데.”

한그네 마을은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0여 세대가 넘는 넉넉함이 넘치는 동네였다. 하지만 85년 항공작전사령부가 들어오면서 토지보상 등의 이유로 농지와 인구가 줄어든다. 유 통장은 항작사 부대 설립 때, 해당 농지주들에게 토지보상 뿐이었지, 인근 마을에 대한 인센티브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매일 같이 이착륙을 하는 헬리콥터를 보면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소음이 심하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우리들 같은 노인네들이야 과거 군부대가 들어오면 그러려니 하면서 받아들였지만, 요즘 사람들이야 가만있겠어? 소음으로 정신적 육체적 문제를 제기하며 보상 또는 군부대 이전을 요구하겠지? 멀지 않아 소음 문제는 가시화 될 것이야.”최근 들어 동네 마을 주민들은 ‘한그네 사랑모임’을 조직해 과거 소 끌고 마차 끌고 다니던 향수를 생각하며 마을 농로길 주위에 벚나무를 심고, 큰 도로에 심어진 꽃길 가꾸기도 하며 깨끗한 마을 가꾸기에 심혈을 기울인다.

꽃길 가꾸기와 마을주변 청소에 애를 쓰는 부녀회장 이상희 씨(58)는 “마을이 깨끗하면 누군가 와서 살고 싶어하지 않겠어요, 사람들이 북적되고 활기가 넘쳐야 살맛이 나죠”라고 말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동네 산기슭에 불법 산업폐기물이 버려져 마음고생이 심하다. 행인들의 쉼터를 제공하며, 나랏일에 순응하는 순박한 주민들이 살아가는 대포1통 ‘한그네 마을’. 전원마을로 탈바꿈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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