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이천공장 불허하면 백년 두고 후회한다.’

하이닉스 이천 공장 증설을 촉구하는 이천시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앞 열린시민광장에서 대규모 삭발식과 함께 상경집회를 개최했다.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쟁취 범도민대회’ 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조병돈 이천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 이규택·정진섭·남경필 국회의원을 비롯해 이천시민과 하이닉스 노동조합, 인근 시군 주민 등 4천8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유승우 전 이천시장을 비롯해 이근재 노인회장, 조 시장 부인 이정희 여사, 박필하 부녀회 총회장, 김경희 여성연합 회장 등 시민 400여명은 정부의 하이닉스 불허방침과 수도권 규제정책에 반발하는 뜻으로 대규모 삭발식을 가졌다.

신광철 비대위 공동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은 경기도민과 이천시민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 경쟁력 확보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며“하이닉스 증설을 이뤄낼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신 대표는 또 구호 제창에서 “국가 경쟁력을 좀먹고 수도권을 배제하는 국가균형발전론과 기업과 수도권을 죽이는 악법을 즉각 폐기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 1위를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하이닉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크고 중요하다”며“하이닉스가 원하는 곳에 공장을 증설,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이천공장증설을 재검토 하고, 불합리한 수질환경보전법을 개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김문수 지사는 “중국 공산국가도 하이닉스 유치를 위해 땅 제공 등 각종 혜택을 주면서까지 유치노력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하이닉스를 다른 곳으로 내쫓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불만을 토론했다.

경기연합 대책위원회 강천심 수석대표는 규탄사를 통해 “피 끓는 심정으로 과천에 이어 이곳 광화문까지 왔다”면서“자연보전권역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기업에 가해지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를 즉시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평화적인 시위를 주도하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조 시장, 김태일 의장, 임진혁 비대위 공동대표 등 6명은 각종 규제를 상징하는 내용이 적힌 목칼을 차는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조 시장과 임진혁 대표 등 3명은 집회 참가자들을 대신해 이천 시민 5만여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정부종합청사 민원실에 전달했다.

삭발에 참여한 시민 400여명은 ‘구리’를 상징하는 가면과 규제를 상징하는 새끼줄, 또 팔당호의 맑은 물을 뜻하는 흰색 옷을 입고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을 허용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이어 각종 규제를 폐기하는 뜻으로 몸에 메고 있던 새끼줄을 모두 태워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은 “정부는 자폭하라”며 불속으로 자신의 몸을 던졌으나 다행히 화상 등 부상은 입지 않았다.

이와 함께 경찰은 집회장 주변에 전·의경 30개 중대 3천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