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요법과 운동이 선행되어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환자분들 중에 피곤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이런 피곤함이 왕성한 식욕에도 불구하고 체중감소나 구갈(갈증) 증상이 동반되었을 때는 당뇨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당뇨병환자 수는 통계청의 2005년도 자료에 의하면 인구 1000명당 49.7명이다. 즉 우리나라 전체로 보았을 땐 약 25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정상과 당뇨병 중간 단계인 내당능장애 환자까지 합하면 약 500만 명이 당뇨병과 관련된 질병으로 분류할 수 있다.
내당능장애라는 용어는 우리 몸 체내에서 당을 사용하는 능력에 장애가 있다는 뜻인데 정상은 아니지만 당뇨병이라고 진단할 수 없는 그 중간 단계를 말한다. 학술적으로는 공복 시 혈당 수치가 126mg/dl 미만이며 식후 2시간 혈당 수치가 140-199mg/dl 사이인 경우를 일컫는다. 이런 내당능장애 환자는 당뇨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많은 환자들이다.
내당능장애 환자는 당뇨병으로 진행하거나 당뇨병의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당뇨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내당능장애군에 속하는 환자도 당뇨병 환자만큼이나 조기에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에는 당뇨병 환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지고 먹고 사는 것에 문제가 줄어들면서 당뇨병은 점점 늘어났다. 전 인구의 10분의 1인 약 500만 명이 당뇨병 관련 질환이 있다는 것은 가히 당뇨병 대란이라고 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당뇨병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그 합병증이 매우 치명적인 장기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우리 몸의 모든 혈관을 침범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혈관인 뇌혈관, 심장혈관, 눈의 망막혈관, 신장혈관 그리고 말초혈관을 침범한다. 뇌혈관을 침범해서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장혈관을 침범해서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유발한다. 또한 눈의 망막혈관을 침범해서 실명을 초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피가 도달하는 우리 몸의 모든 혈관과 장기를 침범하여 혈관 손상 및 장기의 기능을 떨어트려 삶에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병이 당뇨병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중요한 합병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당뇨병 관리가 부실한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료가 있다. 인구 10만 명당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비교한 것인데 OECD평균은 13.7명이다. 각국을 비교해 보면 미국은 20.9명, 독일은 16.6명이고 일본은 5.9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35.3명이다. 이는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독일에 비해 2배 이상 높으며 일본에 비해 약 6배나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 자료다. 똑같이 당뇨병에 걸리더라도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가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이나 사망률이 높다는 증거이며 당뇨병에 걸렸을 때 혈당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논문에 따르면 암발생률이 정상인에 비해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서 15-26%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즉 당뇨병 환자가 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얘기다. 당뇨병을 진단받고 올바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여러 합병증들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사망률의 상승을 가져온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고혈압만큼이나 우리 주변에 성큼 다가온 병이 바로 당뇨병이다. 고혈압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병이지만 당뇨병은 그 치료가 조금 차원이 다르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째는 식이요법이고, 둘째는 운동요법, 셋째는 약물요법입니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이요법인데 대부분의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약물요법이다. 쉽게 말해 약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약물요법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식이용법과 운동요법이 적절하게 선행되어야 한다. 당뇨병이란 혈액 중에 당분이 높은 것인데 당이 높은 원인은 체내에서 소모하는 양보다 들어오는 양이 과도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는 식이요법 없이 약물로만 다스린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마찬가지다.
요약하면 갑자기 체중이 빠지면서 갈증이 나고 피곤해진다면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은 그 발생률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은 그 합병증이 상당히 치명적인 신체장애를 유발하는데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의 당뇨병 환자들은 그 심각성을 바로 인식하지 못해 그로인한 사망률이 비교적 높은 상태이다.
당뇨병은 관리하는 병이다. 당이 높다고 무조건 약물치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약물이 필요하긴 하지만 약물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혈액 중에 당을 높이지 않게 하기 위해 섭취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이다. 또한 혈액 중에 높아진 당을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당뇨병으로 진단되어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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