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253호 백송 노후에 관한 관리대책
상태바
천연기념물 제253호 백송 노후에 관한 관리대책
  •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장
  • 승인 2007.03.14 09:5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호수라는 문화재 관리는 주변식생과 함께 관리해야
교수한국도시생태연구소장
경기도녹지재단 자문교수
백송은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양수(陽樹)로서 강한 햇볕을 필요로 한다.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 잔뿌리가 적게 발생하는 특성이 있어 이식시기와 방법을 면밀하게 검토해야할 필요가 있는 까다로운 식물이지만 도심에서도 잘 생육하는 점은 환경적 내성이 강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종의 개체수 확보를 통한 도심내 가로수로서의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전적 자원으로 개량하는 것도 기대되는 수종이다.

최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국가로부터 보호받다가 고사한 뿌리 썩는 병에 걸려 말라죽은 충북 보은군 보은읍 어암리의 백송은 뿌리가 썩는 병에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과도한 지상부 노출로 인한 하절기 지면온도 상승, 이로 인한 뿌리 성장의 스트레스, 서식처 주변의 다른 나무들을 지나치게 견제해 온 관리자들의 간섭으로 인한 생리활성의 상실로 인한 결과로 추측된다. 대부분의 식물은 생활고(生活高)가 정해져 있으며 이에 도달하게 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건강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할때까지 살아간다. 이 과정중에 모든 식물들은 주변의 식물들이 만들어가는 유기 또는 무기물질의 순환고리에 상호작용을 발휘하여 지나치거나 혹은 부족하기 쉬운 영양염류들의 흡수와 방출을 동시에 해결한다.

문화재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관리자들이 흔히 만들어 가는 가장 큰 오류와 실수중의 하나는 문화재는 독립군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쇠똥구리가 서식하는 지역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으나, 문화재관리라는 이유로 똥을 제공하는 소를 출입하지 못하게 한 점은 어디에 천연기념물의 지정 기준을 두고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처사이다. 천연기념물이라 해서 박물관의 표본처럼 겉보기에 깔끔해서는 장기적인 보존이 어렵다. 자연속에서 보호받고 살 수 있게 해야만 한다. 이것이 문화재로서 생물로서 백송이 바라는 가장 큰 소원일 것이다.

예를 들어 충북 보은군에 있는 정2품송의 경우, 실제 필자가 속리산 국립공원 관리소 직원들의 강의시간에도 수차례 지적을 했지만, 홀로서기를 강요하고 있는 모습이다. 나무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데 문화재라는 이유로 주변의 모든 생물을 제거하고 혼자 서 있게 만드는 것은 여러모로 해당 문화재(곧 나무)를 힘들고 병들게 하며 경쟁을 통한 건강을 유지하는 일에 도리어 해가 되도록 조장한다는 점이다. 물론 문화재는 극진히 보호 및 관찰하고 관리해야만 한다. 그 대상이 가지는 역사 문화적 생물학적 자원적 가치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실제 식물이 살아가는 방식을 이해하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보호 및 관리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정2품송의 주변에는 적절한 크기의 다른 나무들이 서 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자연과 함께 서 있는 나무 그 자체 주변에 철책을 걸치고 보호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혹 경쟁종이 자라거나 피음(被陰, 나무가림)으로 성장에 저해가 우려된다면 그 해당 위해 종을 적절히 제어해 주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서식 생물을 배제하고 홀로 서 있게 하는 것은 나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건강한 경쟁과 공생하는 생물 및 유기무기물의 자연스런 순환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홀로 서 있는 나무가 혼자 비바람을 해결해야만 하고 달려드는 포식자들을 분산시킬 대목(代木)이 없어 집중적인 공격으로부터 위해(危害)를 피할 길이 없게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결국 보호수라는 문화재를 지정 및 관리하고자 한다면 주변식생과 잘 어울리도록 함으로써 위해성 생물로부터의 공격으로부터 위해 효과를 최대한 분산시킬 수 있게 하고 필요한 영양물질들을 서로 주고 받음으로써 건강을 유지하게 할뿐만 아니라 비바람 등의 외부 환경 스트레스로부터도 적절한 분산 효과를 누림으로써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연기준적 관점의 관리 방안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송 2007-03-15 08:03:22
그래도 어려워도 관리를 잘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