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국방부는 송파신도시건설과 관련해 “신도시 건설 예정지에 있는 군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길 경우 전시는 물론 평상시에도 군사적 관점에서 문제점이 많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송파신도시는 주지하다시피,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5년 ‘8.31부동산종합대책’ 발표로 결정된 사안이다. 당연히 이때 송파에 주둔하던 특수전사령부 등 7개 군부대의 이전방침이 결정됐다. 그런데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3년6개월이 지나 이제 와서 ‘안보상의 위협’을 운운하며 반대하는 이유가 뭔지 납득할 수가 없다.
국방부의 ‘제멋대로 안보논리’는 그래서 답답하다. 지난 2007년 4월11일 국방부는 일언반구(一言半句) 없이 일방적으로 송파신도시 건설로 인한 특수전사령부 이전지역을 이천으로 결정해 20만 이천시민의 공분을 샀다.
당시 국방부는 “전.평시 임무수행 여건이 양호하고, 시설 및 훈련장 설치 가능, 전술훈련 입지 조건 등에서 이천이 우수하여 특전사 이전지역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시는 즉각 ‘주택정책에 등떠밀린 국방정책’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고 안보문제를 제기함과 아울러, 사전협의 없는 군부대 이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막무가내인 국방부를 상대로 시민들은 삭발시위를 했고, 단식투쟁과 상경투쟁을 벌였다. 당시 이천시민들의 집단반발에 대해 일부에선 지역이기주의라며 폄훼하기까지 했다.
이천시민들은 그러나, 이천이 아니면 국책사업이 곤란해지고 국방정책의 중요성을 감안해 달라는 국방부의 끈질긴 설득과 수차에 걸친 협의 끝에 국방부에서 제안한 조건을 수용하기로 하고 특전사 이전을 받아들여 현재 이전부지(마장면)에 대한 토지보상이 70%나 진행된 상황이다. 일부주민은 정든 고향을 등지고 떠났고, 일부는 주변의 다른 토지를 매입해 살고 있다.
그런데 부대이전을 발표하고 2년여가 흐른 지금에 와서 안보문제를 거론하며,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자기모순이고, 너무도 이중적이다. 집단홍역을 치르고 어렵게 군부대를 받아들인 지역주민들은 이제와 돌연 안보에 문제가 있다며 국방부가 반대하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고, 이천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는 입장이다.
만일, 국방부의 말대로 “특전사를 이전할 경우 군사적 관점에서 문제점이 많고, 처음 결정될 때부터 안보적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면 이는 국방부의 직무유기나 다름 아니다. 5천만 국민의 생명을 담보한 국방정책이 이제 와서 안보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아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많은 전문가들이 비행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하고, 국방부 역시 안보상의 이유로 15년간 허용하지 않았던 112층의 제2롯데월드 건설은 성남비행장의 동편활주로를 3도 틀면 문제없다는 아주 손쉬운 해법을 이제서 꺼내든 국방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안보를 바라보는 국방부의 인식이 180도 달라진다면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군인이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자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정책에는 애당초부터 반대해야 맞다. 국가안보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인해 이천시민들이 다시금 상처를 받았지만, 더욱 문제인 것은 일관성 없는 국방정책으로 인해 다른 정부정책에 까지 신뢰도 추락이 염려된다는 점이다. 지난 WBC(World Baseball Classic)에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특유의 믿음과 신뢰의 야구로 열악한 조건에서도 준우승의 쾌거를 일구고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안겨준바 있다. 하물며 신뢰보호가 중요한 정부정책이 오락가락 해서야 어찌 국민들에게 믿음과 희망을 줄 수 있겠는가?
일부에선 이번 사건이 부처간의 정책적 이견으로 발생된 분쟁이라는 시각도 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부부처간 분쟁으로 이천시민들이 희생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국방부는 모든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당장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일관된 국가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이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지 갑갑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