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9일 일요일, 포천문화원(원장 이만구)이 주최했던 전국휘호대회. 개최요강을 보고 즉석에서 참가결정을 내린 이유로 첫째, 참가비 없음. 둘째, 중식무료제공. 셋째, 관내 문화유적지 답사 등이었다.
또 하나는 공모전 하면 이런 저런 불미스러운 이야기들이 많이 들리지만 현장 휘호대회는 현장에서 판가름 난다는 것, 상금을 노리는 숨은 대가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좋은 경쟁을 할 수 있다는 것, 잘만하면 성취감까지도 맛 볼 수 있겠다는 것. 등등이다.
포천문화원은 시로부터 2천만 원의 예산만 지원받고 나머지는 각 단체와 유지들로부터 협찬을 받아 보충하고 있다고 한다.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당일 현장접수를 배제했고 대회 4일전 접수를 마감한 후 검증된 서예계의 권위자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고 한다.
공식행사를 마친 후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장인 장암 이곤순 선생의 휘호시범에 이어 대회가 시작되었는데 280여명이 한자리에 운집했음에도 묵향만 진동할 뿐 잡음하나 들리지 않았다(주최측은 화선지(전지) 3장씩만 지급).
식사를 마친 후 희망자들은 문화원이 마련한 버스를 이용, 관내 문화유적지를 답사했으며 오후 5시 심사발표에 이어 시상식이 있었다. 심사위원장인 장암선생은 ‘대상작은 국전에 출품했어도 입상감’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진행과정이나 참가자들의 수준으로 볼 때 향후 포천휘호대회가 전국제일의 멋진 잔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물론 참가자 중엔 심사결과에 불만인 사람도 있겠지만 지역을 명시한 수상자 발표를 보면 최소한 자기지역사람에게 상장을 몰아준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시상식 후 별다른 잡음도 없음을 보면 그런대로 깨끗하게 잘 치러진 행사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이번 대회의 참가로 공급자와 소비자와의 관계에 대해 또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즉 문화행사를 주관하는 측이나 관련분야의 지도자계층은 상품을 공급하는 공급자이며 참가자들은 소비자다. 소비자가 불신하는 상품은 설자리를 잃게 마련이다.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춘,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만이 롱런할 수 있다는 이치는 문화행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참고로 이번 대회에는 한국 3대 서예가의 한사람이라 불리는 장암 이곤순 선생을, 지난해에는 한국 서예계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초정 권창륜 선생을 심사위원장으로 위촉해 대회의 권위를 높이고자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