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방안이요? 강력히 막는 것 외엔 다른 대안은 생각도 못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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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방안이요? 강력히 막는 것 외엔 다른 대안은 생각도 못해봤어요”
  • 홍성은 기자
  • 승인 2007.04.26 23: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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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이전 예정지 신둔면과 백사면 비상대책위 구성해 '반대 투쟁' 돌입

#이 기사는 군부대 이전 예정지로 발표된 해당 지역 주민과 마을 분위기를 보다 더 자세히 전달하기 위해 기행문의 형식으로 쓰여졌습니다.

송정동을 지나 신둔으로 들어서는 길 옆으로 보이는 논이 모내기를 앞두고 물을 가득 담고 있다.
길 옆으로 봄기운을 느끼는 것도 잠시 여기저기 지척에 걸려있는 플랜카드가 눈길을 끈다.

‘죽어라 좋은환경 만들었더니 군부대 이전 웬말인가?’, ‘군부대 이전 결사반대 - 신둔면 비상 대책 위원회’ 등 군부대 이천이전을 반대하는 내용의 플랜카드가 마을 곳곳에 수십개가 넘게 걸려있다.

도암초등학교를 조금 지나자 군부대 이전을 결사반대한다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는 신둔면비상대책위원회(공동 위원장 조한준, 정태홍) 컨테이너 사무실이 눈에 띈다.
도암초등학교 동문회의 한 기수가 사용했던 이 컨테이너는 지난 20일 신둔면사무소에서 이장단과 면내 기관단체장들이 비상소집을 통해 발족한 ‘군부대 이천이전 반대 신둔면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된 후 비대위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사람들이 전부 짜증내고, 싸우려 하고 마을 분위기가 안좋아..” 군부대 이전 발표 후 마을 분위기를 묻자 신둔면비대위 사무실에 모여있던 마을 주민 중 한명이 대답했다.
신둔면비대위 사무실에는 마을주민과 비대위 임원 등 예닐곱 명이 모여 군부대 이전에 관련된 뉴스와 대책방안에 대한 내용을 토론하고 있었다.

이중 한명이 “하루 담배 한갑 피던 것이 세갑으로 늘었다”며 이번 군부대 이전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표시하자 “저기는(저 사람은)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는데 뭘”하며 되받아 친다.
평생 신둔면에서 터를 잡고 농사일 밖에 몰랐다는 주민들이 이번 군부대 이전문제로 느끼는 좌절을 냉소적으로 풀어 냈다.

군부대 이전 관련 국방부와 토지공사 관계자 등의 출입을 막는다는 것을 알리는 표지판.
신둔면 비대위 김동일 집행위원장은 “대책방안이요? 강력히 못들어 오겠금 하는 것 외엔 다른 대안은 생각도 못해봤어요. 생각해 보세요. 여기 신둔면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인데, (군부대가 들어와 이전을 하게되는 것은) 생존권을 박탈당하는 건데.. 보상이 문제가 아니라 어디가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라며, “저를 기준으로 해도 나이든 사람들은 고향을 찾아와 뼈를 묻으려 하는데 이리(이렇게) 쫒겨나게 생겼으니 그 심정이야 어떻게 말을 하겠습니까?”라며 마을 주민들의 말을 대신한다.

이어서 한 주민은 “국가 균형발전이다 뭐다 해서 하이닉스를 청주로 보낸 것 아니야. 그런데 싫다는 서울시와 송파주민들의 말을 무시하고 송파에 신도시를 건설해? 송파에 아파트 잔뜩 지어놓고 ‘국가균형발전을 해야하니 지방으로 가시오’하면 누가 지방으로 내려 가냐고”라며 군부대 이전의 발단이 된 정부의 정책을 비난했다.

신둔면비대위에서는 국방부에서 발표한 군부대 이전 예정지로 향하는 세 곳의 길목에 초소를 설치하고, 국방부와 토지공사 관계자의 출입을 막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다른 군부대 이전 예정지인 백사면 도지리로 이동하는 길. 완연한 봄 날씨 가운데 신둔면비대위에서 설치해 놓은 초소 뒤로 원적산이 봄날의 따스함을 품고 있지만,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짓누르는 상황이여서인지 인적없는 길가가 을씨년스럽다.

백사면비대위(위원장 강유구) 사무실 위치를 묻기 위해 들린 도지리의 한 마을회관.
비대위사무실 위치를 묻는 질문에 경계의 눈빛을 띄던 한 노인은 ‘이천뉴스’ 마크가 있는 기자수첩을 발견하고는 이내 경계의 눈빛을 푼다.
지난 24일 이장단회의를 통해 구성된 ‘군부대 이천 이전 반대 백사면 비상대책위원회’의 강유구 위원장은 전화통화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우선은 그쪽(국방부와 토지공사) 관계자가 출입을 못하게 막으면서 신둔면과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백사면비대위에서도 국방부에서 발표한 부대이전 예정 부지로 향하는 길에 컨테이너 사무실을 설치하고, 군부대 이전 반대 투쟁을 위해 주민들의 힘을 모으고 있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군부대 이천이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을 수는 없다며 끊었던 담패를 피우던 주민의 “서울시에서도 반대하고 있고, 중앙부처 장애인단체에서도 들고 일어났으니까 희망을 갖고 있지. 평택과 같은 불상사가 일어 날 수도 있지만 여기서 가만히 앉아 있다 당하진 않을꺼야”라는 말에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군부대 이전으로부터 마을을 지켜내겠다는 주민들의 의지가 결연함이 묻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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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월인 2007-04-27 22:27:28
신둔면민 힘내세요.
면민 여러분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주민여러분들의 단결된 힘, 결연한 의지만이 막아낼수 있읍니다..
여러분 힘내시길. 신둔면민 여러분 화이팅.

나그네 2007-04-27 09:11:12
주민여러분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무릇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다는
말이 있습니다. 주민여러분들의 단결된 힘, 결연한 의지만이 여러분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
낼 수 있으며 부디 후손에게 욕먹는 행위는 추호도 하지 마시길 당부드립니다. 이천시민
여러분 힘내시길. 위기는 기회입니다. 이천시민 여러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