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생사여부 알 수 없어 ‘경찰 당혹’
20대 용의자 신원 파악 못해…잠재적인 위험도 배제 못해
2007-08-03 이천뉴스
경찰은 다른 지역과 연대해 수사망을 넓히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족들은 부모의 생사를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공포에 떨고 있다.
이번 사건은 농촌지역에 홀로 사는 노부부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데서 매우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용의자는 노부부의 통장을 입수한 뒤 통장잔액 확인을 거쳐 부부 납치와 함께 차량까지 빼앗아 달아났다.
용의자는 지난달 30일 오전 9시 15분 쯤 농협이 문을 열자마자 통장에서 700만원을 출금해 달아났다. 농협 CCTV에 찍힌 용의자는 20대로 보였고, 긴 가방을 매고 청바지와 핑크색 계통의 T셔츠 차림에 검정색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다.
용의자는 가판대에서 직접 예금인출 내역을 작성한 뒤 돈을 찾아 사라졌다. 그 당시 납치당한 부모는 농협 근처의 차안에서 또 다른 용의자에 의해 입과 손발이 묶인 채 감금당하고 있었을 것이다.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 한 통화 없는 상황에서 용의자가 가져간 통장에서의 현금 인출로 더 이상의 납치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용의자가 가져간 최씨 소유의 은색 베르나 승용차는 2일 오후 11시 쯤 여주군 가남면 태평리 공용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차량 상태를 보아 차를 세워둔 지 하루 이상은 지난 것으로 분석된다. 용의자는 왜 굳이 차량을 몰고 나갔으며, 또 이들 부부의 집과 얼마 안 떨어져 있는 태평리 주차장에 세워놨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괴한의 자택 침입은 일요일인 지난 29일 11시30분부터 자정이 넘은 12시30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는 아들의 가출신고가 있은 지난 1일 오후4시부터 이뤄지고 있으며, 오늘로써 납치 발생 닷새째를 맞고 있다.
현재 경찰은 수사망을 넓히고 있지만 용의자의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납치된 노부부의 생사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경찰은 부부납치로 인한 현금 출금으로 용의자의 목적이 달성됐는데도 이들 부부에 대한 행방이 묘연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은 돈을 목적으로 한 납치사건일 가능성이 크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살해 등의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 만큼 용의자 추적에 모든 수사력을 총 동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