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하나 때문에…
2007-10-04 이석미 기자
특전사 이전 확정으로 이제는 인센티브가 얼마나 주어질 것인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이천시. 4일 오전, 마장면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특전사 이전 결사반대’를 주장하며 국방부로 향했다.
하지만 국방부로 향하는 그들도 알 것이다. 이젠 어찌해도 승산 없는 싸움이란 것을…
일부 항간에 떠도는 말들. “자기네 동네는 (군부대 이전지에) 속하지도 않는데 저러는 걸 보면 옆에서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자는 속셈이지” “어차피 들어올 거 보상비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저러는 게지"
그러나 그 속에는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고향땅을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중 단 한 사람뿐일지라도, 힘없는 주민들의 절박한 심정까지 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大를 위해 小를 희생해야 하는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 어찌됐든 군부대는 들어올 것이고, 잘 되든 잘못되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이천시민 모두가 안고 가야 할 문제일 것이다.
군부대 이전문제를 둘러싸고 잡음이 심했던 지난 몇 달간의 이천시를 돌아보며, 언젠가 지인이 들려준 프랑스 자장가 중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못 하나 때문에 편자를 잃고, 편자가 없어 말을 잃고, 말이 없어 기수를 잃고, 기수가 없어 전쟁에 지고, 전쟁에 져서 왕국을 잃고… 못 하나 때문에…”
전체를 잃게 한 사소한 ‘못 하나’. 우리 이천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저 사소한 ‘못 하나’일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