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삼천리’는 ‘무궁화 1200㎞’로?

2007-08-10     .
지난 7월부터 계량에 관한 법률 5조에 따라 비법정단위를 사용하면 과태료를 물게 되어 있다. 진의 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하면서 제일먼저 한 일 가운데 하나가 도량형의 통일이었고 보면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써오던 각종 계량 단위의 통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미터법은 전세계적인 추세로 우리나라는 이미 1961년에 계량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고, 이후로 1983년과 올해 들어서 점점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미터법을 가장 잘 지키지 않는 나라는 미국이라고 한다. 미터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서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있는 NASA에서 우주선이 폭발하기도 하고 엔진을 설계하거나 연료소모량을 잘못 계산하여 낭패를 보기도 한다고 한다.
 7월부터 강화된 우리나라의 미터법도 잘만 적응하면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무게만 보더라도 과일이나 고기, 또 지방에 따라서 같은 1근이라도 그 그램(g)수가 서로 다르고, 3.75그램의 금 한 돈도 소수점 첫째짜리만 표기되는 저울을 이용해서 손해를 입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다.
다만 규제하고 과태료를 부과한다니까 어느 날 갑자기 들어온 것 같은 미터법 때문에 어수선한 것이 사실이다. 비아냥 섞인 우스갯소리들도 난무하다. 이를테면 애국가 가사 중 ‘무궁화 삼천리’는 ‘무궁화 1200km’로, ‘독도는 우리땅’의  노래가사는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80Km’로, 우리의 속담인 ‘내 코가 석자다!’는 ‘내 코가 90.9cm ’로 바꿔야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혼란에는 미터법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접근방식이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미터법이 시행되기 몇 달 전부터 신문이나 방송에서  홍보를 하고, 먼저 사용을 했다면 어땠을까? 방송 4사(EBS포함)에서 하는 그 많은 토론회의 주제들이 다 비슷비슷한데, 미터법에 관한 토론도 한 번쯤 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송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