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火)

화를 막기 위한 조상의 지혜 배워야 한다

2008-03-06     이천뉴스
국보 1호 숭례문(崇禮門)이 불이 난지 5시간만에 허망하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숭례문은 현재 서울에 남아있는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태조4년(1395)에 짓기 시작해 태조 7년(1398)에 완성된 건축물로 외관이 장중하고 내부구조가 견실하여 수도의 성문으로 당당한 면모를 지닌 조선초기의 대표적 건축물이었다.

숭례문은 단지 한양 도성의 남문 역할만 수행한 것이 아니라 관악산의 화기로부터 경복궁과 한양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도 겸비하였다.
북악산 아래에 자리잡은 경복궁에서 보았을 때 조산(朝山)에 해당하는 관악산의 화기가 너무 강하여 이를 비보하고자 이름도 방위상으로 남쪽을 뜻하고 화(火)를 뜻하는 예(禮)를 집어넣고, 숭(崇)자를 쓸 때에도 불꽃형상으로 글씨를 써서 현판을 가로로 달지 않고 세로로 달아 화는 화로 제압하게 하였다.

그것만으로도 안심이 안되어 숭례문 앞에 연지(淵池)라는 연못을 파 놓고, 남대문을 통과한 관악산의 화기가 곧바로 들어오지 못하고 종로로 빙 돌아가게 길을 내었으며, 광화문 앞에는 법과 정의를 뜻하고 불을 제압하는 해태상을 세웠다.
또한 관악산 줄기인 지금의 서울시 금천구 뒤편에 있는 호랑이를 닮은 삼성산이 워낙 험악하고 기세가 등등하여 이를 제압하고자 호랑이의 입에 해당하는 곳에 비보사찰인 호압사(虎壓寺)를 세웠다.
우리 조상들은 서울 도성을 지키기 위하여 5중 방어막을 만든 것이다.

이천 고을에서도 화기를 막기위해 탑을 세운 전래가 있었다.
신둔면 인후리 쪽에서 도드람산을 보면 화산(火山)으로 보인다.
인후리에 부자가 살았는데 도드람산의 화기를 예방하기 위해 집 앞에 탑을 세웠다.
이를 시기한 사람이 탑을 옮기면 더 큰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욕심이 생겨 탑을 동구밖으로 옮기는 바람에 더 큰 부자가 되기는 커넝 망하게 되었다.
우리 조상들이 온갖 지혜를 짜내어 화마로부터 수도 서울을 지키기 위하여 세운 남대문이 소실된지 얼마 안되어 소방방재본부가 있는 정부종합청사 건물이 또 불이 난 것을 보면 정부가 안전불감증에 걸린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다.
우리 이천 시민들의 기억에도 생생한 호법에 있는 물류창고에 불이 나 대형 인명사고에 대한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았기에 마음이 더 착잡하고 아리다.

마음에 불도 잘못 다스리면 주화입마가 되듯이 불은 잘 다스려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인간에게 커다란 재앙을 가져온다.
문화재는 한번 소실되면 복원이 불가능하고 일부가 불에 타도 완벽한 복원이 불가능하기에 이번이야 말로 제대로 화마로부터 소중한 문화재와 인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우리 조상들의 노력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