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증설 냉정한 판단속에 정치적 협상 필요
서희선생의 후손으로 뛰어난 협상력으로 해결 실마리 찾아야
2007-02-14 진영봉 기자
더욱이 지난 12일에는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비상대책위원회로 바꾸고 비상태세에 돌입하면서 오는 23일 광화문 집회에서 2천여명의 집단삭발을 강행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이 이천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천시민들의 당연한 행동이다.
그러나 이러한 집단행동을 보이는 과정속에서 절대 간과해서 안되는 것이 있다. 이천시민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이천지역을 이끄는 지도층이나 이천을 대표하는 지역인사들은 냉철한 사고와 판단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집단으로 삭발하고 우리의 입장을 표명하는 강력한 구호를 외치고 집회를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적인 논리에서 진행된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무산이라면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분노를 하나로 집결하는 일과 함께 정치적인 외교력을 집중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과 함께 분노를 표출하더라도 보다 냉정한 시각을 가지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12일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문제 해결을 위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원들은 ‘하이닉스반도체 이천공장 증설이 불허됐다고 김 지사가 집회에 참석해 머리와 어깨에 띠를 두르는 것은 지사의 체면을 깍아내릴 뿐 아니라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수질환경보전법 등 개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논리에서 풀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머리띠를 두르고 삭발을 해야 된다면 주민대표로써 당연히 해야한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 뿐만아니라 정치적인 협상을 통한 해결반안 마련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민들과 함께 움직이면서 분노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도자라면 지금이라도 정치적인 협상을 통한 해결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분노는 분노대로 하나로 뭉치도록 하면서 뒤로는 정치적인 협상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이번 하이닉스 공장 증설문제의 해결책이다.
고려를 침범한 거란족을 협상으로 물리치고 고려의 땅까지 돌려받은 협상의 대가인 서희선생을 배출한 이천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보다 현명한 판단을 통한 협상력을 발휘해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의 실마리를 찾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