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출동로 양보, 쉽지만 어려운 일!!

2010-06-14     고병찬
얼마전 국내 작가가 쓴 한편의 소설을 읽은적이 있다.
소설의 내용은 방역업체 직원인 주인공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C국에 갑작스레 파견돼 갖가지 위험과 재난상황에 맞딱뜨리면서 처절하게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과정의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는 인간의 욕망과 현대문명의 이기가 이 모든 재난을 초래했음을 보여주는 듯해 한편으로 공감이 가면서도 또 다른면으로는 좀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최근 지구촌 곳곳의 폭설, 폭우 등 재난사고을 접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한해 전국적으로 47,000여건의 화재가 발생해 사상자 2,441명(사망409, 부상2,032), 재산피해 251,853백만원이 발생했다. 현대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그에 따른 수많은 대형재난이 발생하는 가운데 이처럼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 및 재산피해를 줄일수 있는 가장 손쉽고 빠른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화재발생 신고접수 후 최단 시간 내에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다.
승용차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자신의 차량 뒤에 바짝 붙어 있는 경험을 해 봤을 것이고, 또한 도심에서 화재현장을 향해 달려가는 소방차가 앞서가는 차량들이 길을 비켜주길 바라며 촉박하게 운전하는 순간을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하루에도 몇번씩 긴급출동을 하는 소방관에게는 이러한 긴급 상황에서 초기대응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화재 특성상 발화후 5분이 지나면 연소속도가 빨라져 인적·물적피해가 배가되기 때문이다.

소방기본법 제21조에는󰡐모든 차와 사람은 소방자동차(지휘를 위한 자동차 및 구조, 구급차를 포함한)가 화재진압 및 구조, 구급활동을 위하여 출동을 하는 때에는 이를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법규정에 앞서 긴급소방차가 싸이렌을 울리며 달려올때 소방통로 양보는 운전자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문화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소한 준수해야 할 기본사항임을 명심해야 한다.

화재 및 각종 안전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나와 우리가족에게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소방통로를 양보하는 일은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이고 상식일 것이다.

앞서 소설이 불편했던 점은 그 악몽과도 같은 재난을 초래한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며 또한 재난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이지만, 결국 또한 이러한 재난을 극복하는 것도 우리자신이 아닐까 하는 희망적인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