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꽃피는 계절이 되었다. 매화, 벚꽃, 산수유 꽃 등이 피고 지고, 즐거운 축제도 한창이며, 또 기다려지는 시기이다. 그러나 모두가 따스한 봄날의 향긋함을 느끼고 있을 때도 화재발생의 위험성은 도사리고 있다.
보통 화재는 늦가을에서 겨울에 많이 발생하고, 그 외의 계절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봄은 화재에 대한 주의가 느슨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나 몸과 마음을 꽁꽁 얼리던 추운 겨울에서 날이 풀리는 시기이기에 몸과 마음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때이다. 그래서인지 겨울 다음으로 화재가 많은 계절이 바로 봄이다.
이천소방서에서 발생한 화재발생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화재발생 빈도가 겨울철 다음으로 봄철에 많았다. 최근 5년 평균 화재발생 건수가 겨울 527건, 봄 446건이고, 여름 291건, 가을철 201건순이다. 봄철화재가 여름이나 가을에 발생하는 여타 화재와 다른 점은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시기라는 점이다. 최근 5년 발생한 인명피해 건수의 평균은 봄 32명, 겨울 17명, 여름 16명, 가을 9명이었다. 봄철에 발생하는 인명피해 건수가 오히려 불조심 강조의 계절인 겨울보다 거의 2배 가까이 많았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존재하겠지만 나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원인 한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위에서 언급했던 계절의 변화, 날씨의 변화에 따른 경계 심리의 부재, 부주의함이다. 이를 나타내듯 화재원인의 50%가 부주의였다. 그 다음으로 전기적요인(22.7%), 기계적요인(12.6%), 미상(5.1%), 방화(1.1%) 등이 있었다. 겨울에는 누구나 불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추운 날씨로 인해 냉철한 판단력을 갖게 돼서 인지 우리는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그럼에도 불의 사용 빈도가 압도적으로 많기에 화재도 많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인명피해는 다른 계절에 비해 많지 않다.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봄은 상황이 다르다. 인명피해가 겨울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안전에 대한 주의력이 무뎌지기에 사고가 많아지는 것이다.
봄철은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고, 몸과 마음이 따스해지는 행복이 꽃피는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안전이라는 토대 위에서 행복이 자라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전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우리가 꼭 지켜가야 할 가치이다. 생명과 자연을 지키는 것이 안전의 출발점이다.
생명이란 나와 너, 이웃 등 우리와 관계를 맺고 사는 이들을 말하고, 자연이란 우리 모두가 살아가고 있는 생활터전을 뜻한다. 우리 모두 안전의 중요함을 잊지 않고, 위험을 인지하고 주변 상황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 안타까운 사건, 사고 없는 행복을 누리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