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 사람’, ‘길 아래 사람’이 한데 뭉쳐 자연과 역사 문화가 숨쉬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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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 사람’, ‘길 아래 사람’이 한데 뭉쳐 자연과 역사 문화가 숨쉬는 곳으로
  • 안명숙
  • 승인 2007.08.0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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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면의 ‘백’은 ‘잣나무백(柏)자와 ’모래사(沙)를 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이천시에서 이포쪽으로 가다 점촌을 조금 지나면 왼쪽으로 잣나무가 무성했다고 한다.  원래 백사면은 사북면과 백토리면으로 부르다가 1914년 4월 백사면으로 개칭되었다.  이곳은 평야가 전지역의 80%를 차지하며 경지율은 약 50%가 되고 벼농사 위주의 전형적인 농업지역이다.

   

특히 백사면에 나는 쌀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바닥이 깊숙하고 물길이 좋아 기름진 논에서 재배된 쌀로써, 그 밥맛이 좋다고 주민들의 자랑이 대단하다.  이 외에 원적산 밑으로 넓은 평야가 있어 특산물인 산수유를 비롯해서 인삼, 과수, 황기 등이 재배된다. 또한 역사가 있고 전통이 깊은 천연기념물 253호인 이천백송과 언젠가는 나라를 움직일만한 큰 인물이 태어난다는 전설을 지닌 천연기념물 381호 반룡송이 있다.

산수유 꽃 축제를 통한 농가수익 창출
매년 4월이면 원적산 아래 산수유 마을은 산수유꽃 축제를 보기위해 수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예전에는 산수유 두 그루면 자식을 대학교까지 보낼 수 있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산이 서서히 밀려오면서 주민들의 소득은 줄어들게 되었으나 산수유 꽃 축제를 통해서 농가수익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축제는 처음에 이천예총에서 주관을 했으나  5회부터 주민들이 맡고 있으며  올해로 8회를 맞았다. 관계자에 의하면 “산수유 꽃 축제는 이천시 4대 축제중의 하나지만 그에 걸맞는 튼튼한 기반에서 하지 않고 사유지에서 하다보니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다른 어려움은 축제를 통해서 산수유마을이 알려지자 조용하게 전원생활을 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외부에서 유입되어 축제로 인해 방해받고 싶지 않는 새로운 주민들과 축제로 인해 농가의 소득을 기대하는 기존의 주민들 사이에  마찰이 일고 있다.  이러한 문제도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힘으로 조금씩 해결되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주민들은 “산수유 꽃 축제를 통해 무형적 가치를 높이고 농가의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며 백사면에 산수유꽃이 있는 축제는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산수유 꽃 축제를 하기 전 평당 5만원으로 불렸던  ‘도립리’, ‘경사리’ ‘송말리’ 의 땅값이 80만원까지 올랐다고 하니 산수유 꽃 축제의 영향은 놀랄만 하다.

 

백사면에는 두 개의 브랜드 쌀이 있다
 전형적인 농업지역인 만큼 농가소득으로 ‘쌀’을 빼 놓을 수 없다.
지금 백사면에는 두 개의 브랜드 쌀이 존재하고 있는데 ‘임금님표 이천쌀’과 ‘진상골 이천쌀’이다.


‘임금님표 이천쌀’은 이천을 대표하는 브랜드 쌀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으며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반면에 ‘진상골 이천쌀’은 친환경 농법과 무농약으로 경작한 뒤 도정률을 높여 생산한 완전미로 현재 다른 쌀 보다 월등히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두 브랜드간의 상표를 놓고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단지 백사면만의 당면 과제라고 할 수 없지만 현 실정은 FTA로 인해 쌀의 품질이 우수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으로 가고 있다.
 
역사와 문화가 숨쉬고 있는 백사면, 볼거리가 많은 만큼 아픔도 공존하고 있다.
송말리에 위치한 내하숲에 들어서자 관리인이 길을 막는다. 이곳은 위치한 ‘내하숲’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놓고 문화재청과 주민과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내하숲은 풍수지리상 마을 뒤쪽과 좌우를 감싸고 내려온 산줄기의 양끝을 연결하며, 수령 200-400년생의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오리나무 등 경기도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나무숲으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장소임에는 틀림없는 곳이다. 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주변개발에 있어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천연기념물의 지정이 모두 긍정적인 면만을 가질 수 없다는 또 다른 이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화장터, 납골당, 군부대 이전문제까지 정부와 주민과의 갈등이 계속되는 지금, 어느 것이 진정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보존하며 지역발전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인지에 대해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역만의 특색을 살리기에는 천연기념물 지정, 혐오시설 건립 등이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주민의 자체적인 보존과 운영이 지역주민의 자부심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길 위사람, 길 아랫사람” 우리는 “한마음”
백사에는 길 위사람과 길 아래 사람이 있다. 길 위 사람과 길 아래 사람으로 나누어진 직접적인 이유로는 학군을 들 수 있다.  백사면에는 두 개의 학교(백사초등학교, 도지초등학교)가 있는데 도지초등학교 방향인 상용리, 백우리, 내촌리 등은 백사초등학교에 속하고 교통도 불편하고 백사초등학교와 거리가 가까운 신대리는 도지초등학교에 속해 있었다. 직접적인 영향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이로 인한 사소한 문제가 붉어짐으로 인해 갈등이 생기게 됐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주민자치윈원장인 이향순씨는. “그동안 길 위 사람과  길 아래 사람으로 이원화된 백사면이 화장터, 납골당, 군부대 이전문제 등을 통해 어려움이 있을 때 함께 뭉치는 단결심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하나라는 힘을 느꼈으며 그동안 쌓여왔던 사소한 문제들은 해결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쌀”의 브랜드와 “내하숲 천연기념물 지정” 등의 문제는 아직 특별한 대책을 모색하지 못하고 있다.  백사면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대안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올해 소비자 맞춤형 쌈채소 재배를 위한 기술 보급 사업’의 시범단지에 백사면 채소단지가 선되었다는 것은 이곳이 항상 발전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을  지역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곳의 주민들을 만나보면, 조용하고 넉넉한 그들을 느낄 수 있듯이.  원적산의 기운과 언젠가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는  ‘반룡송의 전설’은 전설로만 남지 않을 것이다. 아직 큰 인물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더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 그만큼의 노력들이 백사면을 나날이 발전시키고 있는 것 같다. 다른 곳이 한 가지도 가지기 힘든 것들을 찾으면 찾을 수록 둘러보면 둘러볼 수록 감추어 두기에는 아까운 곳이다.  아름다운 농촌의 전원과 문화와 역사가 숨쉬는 이곳,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 하는 곳. 국내의 명소가 아닌 세계의 명소로 떠오르는 백사면을 기대해 본다.                                                  

안명숙
안명숙
utopia@ic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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